모발이식 - 약물치료는 탈모 초기단계서만 효과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환절기는 머리카락이 먼저 안다.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마다 한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탈모는 유전병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대머리와 머리숱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일단 대머리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아무리 성격 좋은 사람이라도 그저 털털하게 지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따라 맞선, 면접, 대인관계 등에서 자신감을 잃게 되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지만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약물치료의 한계〓탈모는 조금이라도 숱이 더 많을 때 치료해야 효과가 좋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로는 바르는 ‘미녹시딜’과 먹는 ‘프로페시아’ 등이 있다. 먹는 약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구입할 수 있고, 바르는 약은 약국에서 살 수 있다.
이들 약물은 탈모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로 모발이 있을 때, 즉 탈모의 초기 단계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 대머리가 된 사람, 속된 말로 ‘맨땅’에는 별 효능이 없는 것이다.
◈털 없는 고민은 ‘자가 모발이식술’로 해결하세요〓약물치료는 탈모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법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일지라도 ‘자가 모발이식술’로 대머리 고민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발이식의 원리는 탈모가 많이 진행된 사람들이라도 귀 위쪽 옆머리와 뒷머리의 모발은 남아 있다는 데서 착안됐다. 이 모발은 유전적으로 잘 빠지지 않고, 옮겨 심어도 영구히 잘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모발이식이란 머리숱이 많은 뒷머리에서 머리카락을 채취, 한 가닥씩 분리시켜 탈모된 부분에 옮겨 심는 것이다.
수술은 뒷머리에 국소 마취를 한 뒤 보통 폭 1~1.5㎝, 길이 10㎝ 안팎의 두피 조직을 떼어낸다. 도려낸 부위는 봉합한다. 꿰맨 자리에 흉터가 남지만 머리가 아주 짧지 않다면 모발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채취한 모발은 수술 시간 단축을 위해 여러 명의 모발이식 팀원이 잘게 나누어 식모기에 하나씩 끼워주고 이를 이식 수술할 부위에 옮겨 심는다. 1회 시술로 보통 1800~2200개의 머리카락을 심을 수 있다. 수술은 3~4시간가량 걸린다.
이식된 모발은 바로 자라나는 게 아니다. 수술 후 약 2주가 지나면 이식된 모발은 모근을 남기고 대부분 빠진다. 일단 ‘빠지고 본다’고 해서 ‘쇼크 폴 아웃(shock fall-out)’ 현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3~4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새로운 모발이 하나씩 자라기 시작한다. 약 1년 후면 머리가 상당 부분 자라서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을 정도까지 이른다. 자란 모발은 평생 거의 빠지지 않는다.
◈어떤 수술법이 좋은가〓모발 이식술로는 크게 ‘미니 이식술’과 ‘모낭군 이식술’ 등 2가지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에 가장 잘 맞는 것은 모낭군 이식술이다.
미니 이식술은 5~9가닥의 모발을 한꺼번에 심는 것으로, 하나의 모공에서 5∼9개의 모발이 자라기 때문에 이식된 부분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따라서 항상 머리를 밑으로 늘어뜨려야 헤어라인을 감출 수 있다.
반면 모낭군 이식술은 모발을 모낭 단위로 하나씩 심는 방법으로, 미니 이식술에 비해 보다 많은 머리카락을 얻을 수 있다. 또 수술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효과는 만점이다. 특히 굵고 검은 직모를 가진 한국 사람에게 적합하다. 모발은 보통 한 구멍에서 1~3개씩 다발로 자란다. 이런 자연스러운 다발을 단위로 이식하는 모낭군 이식술은 종전의 단일 식모술보다 생착률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 부분 마취로 시술하기 때문에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수술 후 관리에도 신경쓰세요〓이식 수술을 받은 후 관리도 중요하다. 시술 후 이마와 얼굴이 붓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얼음 찜질과 마사지를 계속해주면 효과적이다. 이틀 정도는 머리를 감지 말아야 한다. 또 3일째부터 2주간은 조심스럽게 감아야 한다. 이식한 모발을 당기거나 긁어서도 안된다. 대신 미지근한 물로 헹구듯이 감아야 한다.
과격한 운동이나 사우나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머리 뒷부분의 모발이 아주 적거나 두피가 뻣뻣한 사람, 또는 아주 심한 대머리인 경우에는 2차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한번 수술할 때 옮겨 심는 모발의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2차 수술은 보통 1차수술로부터 10개월 또는 1년이 지난 다음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세 필 성형외과(강남연세모발이식센터) 정재헌 원장,CNP차앤박피부과(CNP차앤박모발센터) 최정환 원장〉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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