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주부 조정례(59)씨는 요즘 집안일은 물론 거동조차 하기 힘들다. 관절염이 도지면서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극심한 무릎통증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먹는 약이나 주사로는 치료가 어렵다고 한다. 인공관절 수술 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다리를 제대로 구부릴 수 없는 뻗정다리가 된다는 생각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지긋지긋한 고통을 참고 견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삶의 질 높이는 ‘진짜 같은 가짜 무릎’〓우리나라는 서구의 다른 나라보다도 관절염 환자가 많은 편이다. 온돌 생활을 해온 우리나라 특유의 주거 방식 때문이다. 무릎을 구부린 채 앉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 방바닥에서 누웠다 일어나는 자세 등은 무릎에 많은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것.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관절염은 55세 이상 노인의 80% 가량이 앓고 있을 정도로 아주 흔한 질병이다. 관절염이 문제가 되는 것은 통증과 보행 장애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관절염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관절염 초·중기 상태라면 먹는 약이나 주사, 연골을 정리하는 간단한 수술 등으로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또 내시경으로 보면서 손상된 관절부분만 긁어 정리하는 관절경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무릎에 기형이 오거나 통증이 심해 거동이 어려운 상태라면 인공관절 수술 밖에 대안이 없다.
◈인공관절 수술 방법과 치료 효과〓인공관절 수술은 먼저 전신마취를 한 뒤 무릎을 10~12㎝ 정도 절개한다. 무릎을 완전히 연 후 나쁜 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면 된다. 이런 재료를 뼈에 정착시킬 때 골 시멘트를 사용하지만, 인공관절과 뼈가 잘 붙는 사람에게는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수술은 1~2시간 걸린다. 수술 후 1~2일이 지나면 목발을 사용해 걸을 수 있고, 2개월 정도의 회복기간이 요구된다. 연골이 어느 한 부분만 닳아 없어진 경우라면 망가진 부위만 인공관절로 부분 교체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자동항법장치)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경 수술보다 큰 수술이고 재활기간도 오래 걸린다. 따라서 60대 이후의 노인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마취기술 발달과 수술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건강 상태가 조금 양호하지 않더라도 수술이 가능하다. 절개 부위도 30~50%까지 줄어들었다.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흉터에 대한 부담 역시 작은 편이다. 출혈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수술 후 회복기간도 7배 가량 빨라졌다.
◈수술 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재활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인공관절 수명이 15~20년에서 10년 미만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 하는 일은 인공관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만큼 피하는 게 좋다. 운동도 과격한 것은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테니스나 축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보다는 산책이나 수영, 골프 등의 가벼운 유산소운동이 권장된다. 또 감염성 질환이나 골다공증, 뼈를 악화시키는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도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이다. 나아가 1년에 한번 정도는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인공관절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인공관절 재수술도 고려해야〓인공관절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점은 뼈에 단단하게 고정돼 있던 인공관절이 느슨해지거나 관절면이 마모되는 것이다. 또 마모된 인공관절의 파편이 뼈 사이에서 생물학적 반응을 일으켜 인공관절 주위의 뼈가 녹아 없어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밖에 인공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인공관절의 탈구가 반복되는 경우에도 재수술이 필요하다.
이미 인공관절이 손상돼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는다면 인공관절 재수술을 고려해볼 만하다. 삶의 질 차원에서도 아픈 무릎을 원망하며 여생을 사는 것보다 인공관절 재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낫기 때문. 인공관절 재수술은 일차적으로 시행된 수술에 비해 정교함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수술시간도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길고 출혈량도 많다. 또 감염, 색전, 관절 탈구, 신경마비 등과 같은 합병증도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숙련된 전문의에게 안전한 수술법으로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방법은 이미 삽입된 인공 관절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손상된 인공관절 부위를 잘라 없애거나 인공관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교체하면 된다. 뼈가 녹아 없어진 경우에는 소실된 뼈의 조직을 이식해 복구한 뒤 환자의 상태에 맞는 수술법을 적용한다. 〈도움말〓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 혜민병원 이인묵 인공관절센터장〉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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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화]어머니 무릎에도 ‘봄날’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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