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가벼운 몸풀기로 음식은 산나물등 채식으로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온갖 식물들이 연초록 싹을 틔우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이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하루 최고기온이 섭씨 20도를 넘어서며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과 운동량도 늘어난다. 또 운동량이 많아지며 이를 보충하려면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그러나 봄철은 여름과 가을에 비해 야외운동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계절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바람에 날리는 황사 꽃가루 등이 호흡기와 피부질환을 일으키고, 오존양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되레 신체기능을 저하하고 피로도를 높일 뿐이다. 또 피로한 몸을 보강하려고 특정음식에 매달리고 식사량을 늘리는 것은 영양불균형과 비만을 부르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운동은 ‘저강도’로 하고 과로, 과식을 하지않는 것이 봄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이번 봄철은 가벼운 운동과 고른 식사로 건강하게 넘어보자.
◈과격한 운동은 득보다 실〓사람은 휴식상태에서 하루 1만ℓ의 공기를 호흡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양의 공기를 호흡하게 된다. 따라서 바람부는 봄철에 운동을 하면 황사와 꽃가루등이 폐에 더 많이 쌓이게 된다. 특히 바람이 강할 때 장시간 조깅을 하거나 축구, 농구등 심폐기능에 자극이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으로는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기관지염 등을 들 수 있다. 알레르기에 의한 증상이 코에 생기면 재채기가 계속되고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막히기도 한다. 기관지천식의 증상으로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 쌕쌕거림을 호소하게 된다.
또 겨우내 활동을 않고있던 몸을 갑자기 많이 움직이면 에너지 소모가 커지고 피로가 가중돼 체력증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부상위험도 크다.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려고 과식을 하게 되고, 지나친 피로로 인해 졸음·식욕부진·소화불량·현기증 등을 동반하게 된다.
봄철에 적당한 운동으로는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과 체조를 우선 들 수 있다. 또 걷기, 자전거타기, 배드민턴 등을 매일 30분이상 1시간 이내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가까운 산을 오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벽과 저녁에 운동하라〓3~4월이 되면 한낮에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몸을 움직이고 싶어진다. 그러나 부유분진과 아황산가스 등은 차량운행이 많아지는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오염농도가 올라간다. 아황산가스는 오전 8~10시, 부유분진은 오전 9~11시, 오존은 오후 2~4시에 농도가 가장 높다. 여기에 황사와 꽃가루까지 가세하기 때문에 한낮에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호흡기에 좋지않다. 황사는 만성 기관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며, 호흡기 면역기능이 약하고 폐활량이 적은 노인과 영아에게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을 쉽게 발생시키기도 한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햇볕을 받아 생성되는 오존은 폐의 산소흡수력을 떨어뜨린다. 오존농도가 0.05괓을 넘으면 천식환자의 호흡발작빈도가 높아지고 0.1괓이 넘으면 두통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봄철에 알맞은 운동시간으로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이 적합하다고 권하고 있다. 차량운행이 많지않아 배기가스로 인한 공기오염이 적고, 오존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는 “인체의 기능이 가장 활발한 시점은 오후 2~5시지만 이 시간대는 미세먼지와 오존이 심하기 때문에 새벽과 저녁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며 “자신의 바이오 리듬에 맞춰 새벽과 저녁에 시간을 선택하고 심폐기능에 자극이 크지않은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권했다.
◈특정음식에 집착말고 절식을〓황사가 심한 봄철이면 돼지고기 판매량이 늘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돼지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이 탄산가스등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해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평소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통해 불포화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따로 챙겨먹을 필요는 없다. 또 은행이나 땅콩, 도라지 등도 기침등 호흡기 질환에 좋다고 장기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체질에 맞지 않거나 많이 먹게되면 두드러기,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식품처럼 많이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오히려 봄에는 신선한 산나물이나 야채, 과일을 먹어 비타민C와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해 주어야 한다. 또 칼슘을 많이 함유한 우유를 하루 500㎖이상 먹는 것으로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특히 현대인 대부분은 영양과잉 상태이므로 오히려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진단이다. 이들은 특정음식에 치우치지 말고 골고루 먹을 것과 특히 과식하지 말 것을 권한다.
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예전에 어렵게 살던 시절에는 봄철 건강유지를 위해 돼지고기 등 특정음식을 섭취할 것을 많이 권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은 영양 과잉인 상태라 그럴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과식하지 않고 과격하지 않은 운동을 꾸준히 해 체질상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몸을 강건하게 하고 봄철을 활력있게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 오상용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센터 교수, 정승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내과 교수〉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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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화]‘잠깐 뛰고 적게 먹고’ 봄철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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