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능력 뛰어난데 정서적 성숙·경험 부족 부모·가족 부정하고 자신의 가치 세우려해 이자연기자 achim@chosun.com
비행 청소년이 아닌 모범생 자녀들도 때론 부모에게 대들고 방문을 걸어잠근다. 왜 많은 10대들은 반항적일까.
의학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이유는 ‘왕성한 호르몬 분비’다. 성 호르몬 증가로 2차성징이 나타남에 따라 자의식이 생기고 감수성이 예민해진다는 것이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부모나 가족 같은 기존 가치를 부정(반항)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세우려는 경향이 있다”며 “지적 능력은 상당한데 정서적 성숙도나 경험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의 미성숙한 뇌’에서 반항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시도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신경과학자이자 아동정신의학자인 제이 기드에 따르면, 청소년의 뇌는 성인 이상으로 커졌다가 두개골 내 공간 부족으로 주름이 잡히는 과정을 겪는다. 대뇌피질의 회백질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정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의학전문기자 바버라 스트로치는 저서 ‘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에서 뇌 가운데서도 특히 전두엽의 불균등한 성장이 10대들의 불안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충동적 행동을 억제하는 전두엽 부위가 미성숙하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 지역공동체가 10대의 ‘전두엽’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학과 심리학이 발달한다고 해도 10대들의 행동을 완벽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반항적 성향에 이 같은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섭섭해 하거나 화내기 전에 ‘이 시기엔 누구나 그렇다’는 점을 되새기는 게 좋다. 그러나 “심하게 폭력을 일삼는다던가 자살을 생각하는 등 극단적인 경우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신의진 교수는 조언했다.
● “야!”라고 부르지 말라. 아이에게 이름이 있다는 걸 기억하자.
● 심부름을 시킬 땐 “지금 할 수 있겠니?”라고 물어보자.
● 자녀의 친구를 욕하지 말자. 선생님에 대한 험담도 금물.
● 등굣길 아이의 어깨를 한 번은 두드려 주자.
● PC방 가는 것도 가끔은 눈감아준다. 아이들도 스트레스 풀 시간이 필요하다.
● 이모나 삼촌 등 ‘대안부모’를. 부모 대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면 아이에게 들릴 수 있게 칭찬하자. 칭찬은 구체적으로.
● 사랑과 관심을 돈으로 대신하지 말자. 아이들은 고마워하지 않는다. 차라리 부모가 깊이 생각해서 마련한 ‘선물’을 준다.
제 목 : [조선]불안한 10대, 이유있는 반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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