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거의 사라지고 있지만 구충약은 여전히 잘 팔린다? 제약회사로는 손해볼 것 없는 장사지만 이를 먹는 사람에겐 약 남용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기생충 박멸 노력과 위생상태가 좋아짐에 따라 회충.십이지장충이 주변에서 사라진 지 10년이 넘었다. 회충의 경우 감염률이 0.1% 수준이다. 그러나 40대 이후 성인들 중에는 아직도 봄.가을에 구충약을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홍성태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0대 이후 성인의 25%가 구충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약이 알벤다졸(상품명 젠텔)과 플루벤다졸(상품명 젤콤.후루버말정)이다. 회충.편충.십이장충.요충 치료제인 이들 약은 해마다 600만 정가량(북한에 지원하는 의약품 포함)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알당 가격은 1500원 내외.
성인에선 회충은 물론 요충도 거의 사라졌으므로 종합 구충약을 복용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홍교수는 조언한다. 도시 거주자는 더욱 그렇다. 구충약은 임신부의 경우 태아에 해로울 수 있다. 간에서 대사되므로 간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도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어린이의 경우엔 요충을 유의해야 한다. 홍 교수는 "10세 이하의 어린이에겐 아직 요충이 일부 있으므로 아이가 항문을 긁거나 설사변에서 하얀 벌레가 나온다면 구충약을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요충 환자가 발생하면 요충 검사를 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요충은 전염이 잘 되기 때문이다.
민물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은 간디스토마를 조심해야 한다. 이때는 프라지콴텔이라는 약이 쓰인다. 이 구충제는 덜 익힌 돼지고기에서 올 수 있는 유구조충, 덜 가열한 쇠고기에서 유래하는 무구조충도 죽인다.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되면 보건소에서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제 목 : 아직도 구충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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