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의 전주곡… 보이지 않는 적 ‘내장비만’
저녁식사 줄이고, 유산소 운동, 근육량 늘리면 감소
글 : 고종관 중앙일보 기자 (kojokw@joongang.co.kr)
남성과 여성의 복부 비만은 겉으로 보기엔 별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복부 안을 CT로 찍어 보면 근본적인 차이를 알 수 있다. 여성은 피하에 지방이 몰려 있는 반면 남성은 내장 사이에 기름이 꽉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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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호르몬의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팔뚝·허벅지·뱃가죽·엉덩이에 지방이 비축되는 반면 남성은 장간막 사이에 기름이 낀다. 겉으로 보기에 그다지 뚱뚱하지 않은 남성도 실제 뱃속에선 엄청난 내장 비만이 시작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년 남성들에게 경고하는 말로 ‘죽음의 사중주’라는 표현이 있다. 내장 지방→고지혈증→내당능장애(당뇨 전 단계)→고혈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진행과정을 가리킨다. 15∼20년 뒤엔 반드시 당뇨나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내장 지방은 생활 습관병이다. 음식의 과잉 섭취로 남은 열량과 이를 소비하지 않은 운동 부족의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내장 비만이 20∼30대부터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런 남성들은 40대가 되면 성인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떨어지는 폐경기 이후 내장 비만이 시작돼 뒤늦게 성인병이 나타나지만 남성은 일찌감치 죽음의 전주곡이 진행된다.
다음은 내장 비만 퇴치 5단계 전략이다.
첫째, 저녁식사를 줄이는 것이다. 회식과 음주 문화는 내장 비만의 가장 큰 적이다. 안주와 술을 포함해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인 2500㎉를 훨씬 넘긴다. 특히 저녁에는 인체의 신진대사 시스템이 에너지 소모형이 아닌 저장형 모드로 바뀐다. ‘당신이 잠든 사이’비만세포의 포식행위가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늦은 밤참 또는 가벼운 군것질이라도 밤에는 피해야 한다.
내장 비만을 줄이기 위해선 빠르게 걷기가 가장 이상적인 운동이다.
둘째, 아침은 꼭 먹어야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인체는 활동 모드로 전환된다. 많이 먹어도 에너지를 소모할 충분한 채비가 돼 있다. 만일 아침식사를 거르면 공복상태가 점심과 저녁식사로 이어져 포식을 하게 되고, 남는 열량이 저장된다. 특히 뇌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이 공급되지 않으면 두뇌 회전이 안 돼 집중력과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
셋째,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저녁식사를 줄이는 생활만으로도 내장 지방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현재 쌓여 있는 지방을 어떻게 몰아내느냐 하는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된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유산소 운동이다. 다행히 내장 지방은 피하 지방보다 유산소운동에 민감히 반응해 어렵지 않게 줄일 수 있다.
지방 연소에는 걷기가 최고다. 30분 이상 걷기, 조깅, 사이클링, 수영 등이 유산소 운동에 포함된다. 걷기는 약간 땀이 배어 나올 정도의 빠르기로 걷는 것이 이상적이다.
넷째, 카페인이나 캅사이신이 도움을 준다.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하면서 내장에 있는 지방이 탄다. 그렇다면 교감신경이 좀 더 활성화한다면 지방 분해도 빨라질 것이다. 영양 전문가들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성분으로 카페인과 캅사이신을 추천한다. 설탕을 넣지 않은 커피, 매운 고추가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근육을 만들어 기초대사량을 늘린다. 기초대사란 인체가 살아 있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을 말한다. 이른바 호흡·심장박동·소화 등에 쓰이는 에너지를 말한다. 남성은 기초에너지로 하루 보통 1000∼1400㎉를 소모한다. 기초대사량이 높으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져 살을 빼는 데 유리하다는 것. 기초대사량을 높이려면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 유산소 운동과 함께 반드시 덤벨과 같은 근육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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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2005년 07월 05일 7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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