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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조선]"엄마, 12시야 |
… 일어나 옆집 철수는 놀이공원 갔어"
토요일 아침 잠이 주 2일 휴무 '최대 적'
주중 생활 사이클 유지 중요… "잠도 훈련"
아이와 오전 약속 미리 해놓는 것도 방법
김미리기자 miri@chosun.com
류정기자 well@chosun.com
“아빠 빨리빨리 일어나~. 유란이하고 놀이터 가, 응 만날 잠만 자고, 미워.”
다섯 살배기 유란이는 토요일 아침 8시만 되면 유아용 배낭을 메고 아빠(이영규·39·회사원) 배 위에 올라가 보챈다. 세상 모르고 곯아떨어진 아빠 배를 콕콕 찔렀다가 뺨도 한 번 꼬집어 보지만, 아빠는 꿈적 하지 않는다. 이번엔 옆에서 자고 있는 엄마(유경주·30·회사원) 차례. 엄마 팔을 끌어당겨보지만 엄마 역시 묵묵부답이다.
▲ "엄마, 일어나!" 토요일 아침 선글라스에 배낭까지 맨 아들의 마음은 이미 놀이공원에 가 있지만 엄마는 여전히 꿈나라다. 이덕훈기자 leedh@chosun.com
맞벌이를 하는 유란이네는 주5일제를 실시하면서 토요일만 되면 이렇게 아이와 한바탕 ‘잠과의 전쟁’을 치른다. “주중에 피로가 많이 쌓이다 보니 토요일 아침엔 녹초가 돼요. 아이는 평소처럼 아침 7시면 깨는데 우리 부부는 12시나 돼야 일어나니, 아이한테 많이 미안하죠.”
유란이네 엄마·아빠처럼 토요일 몰려드는 잠 때문에 아이들과의 시간을 놓치는 ‘잠꾸러기 부모’들이 많다.
특히 맞벌이가 많아지면서 ‘잠꾸러기 아빠’뿐만 아니라 ‘잠꾸러기 엄마’까지 생겨, 아이들의 토요일은 더 팍팍해졌다. 다음 주말부터 초등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면 토요일 아침 시간 활용이 더 중요해진다.
휴일을 알차게 보내려면 잠 자는 시간을 적당히 조절하고, 잠을 효율적으로 자는 ‘잠테크’가 필요하다. 잘 자고, 잘 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평일에 잠이 부족하면 주말에 몰아 자려는 보상 심리가 작용하는데 8시간 이상 자야 피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말을 잘 보내려면 주중 5일의 생활 사이클을 균형있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사이클이 무너지기 쉬운 금요일 저녁 관리가 핵심. 강 교수는 “금요일 저녁에는 과음과 과식은 절대 금물”이라며 “‘아이와 내일 약속이 있어서’ ‘차가 있어서 술은 안 된다’라며 술 자리를 피하는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잠테크’의 기본은 숙면(熟眠)과 쾌면(快眠). 서울대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빛이 있으면 수면을 유도하고 수면 사이클을 맞춰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캄캄한 곳에서 자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잠도 훈련”이라며 “한 시간 일찍 일어나고 싶으면 3일마다 15분씩 앞당기면 무리가 덜하다”고 덧붙였다.
아로마테라피도 도움이 된다. 정미순 향 컨설턴트는 “빨리 잠들려면 라벤더·마조람·로즈우드·캐머마일·클라리세이지 등 진정 효과가 있는 향을 피워 놓고 자고,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려면 레몬·페퍼민트·로즈메리 등 각성 효과가 있는 아로마를 이용하면 좋다”고 추천했다.
동서한의원 서보경 원장은 “잠자기 전 불면증 치료제로 쓰이는 산조인과 대추를 보리차처럼 묽게 끓인 차를 마시고 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의지가 약한 사람일 경우, 토요일 아침에 잠을 잘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들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얘들아 아빠랑 놀자’의 저자 서진석씨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의 타임 스케줄에 맞춰 적어도 2주 전에 토요일 아침 계획을 세워둔다. “아빠랑 ○일 △△에 가자고 말하면서 아이와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해 놓으라”는 설명이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게, 애들과의 약속이라는 걸 잊지 말자.
레몬·페퍼민트향 맡으면 잠이 싹~
휴일 기분좋게 일찍 일어나려면
■부부 중 일찍 일어난 사람이 레몬이나 페퍼민트·로즈메리 같은 각성 효과가 있는 아로마향을 침실에 피우거나 뿌린다. 기분 좋게 정신이 번쩍 든다.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자. 산소량이 늘어나면, 잠이 빨리 깬다.
■복숭아·자두·귤 등 상큼한 과일을 우적우적 씹어 먹어보자. 입 주위 근육도 풀리며 상쾌.
■얼려둔 생수통을 머리맡에 두고, 아침에 일어나 마신다.
■몸이 무겁다면 ‘국민체조’로 몸을 풀어주자.
■휴일이라도 일단 제 시간에 일어난다. 부족한 잠은 낮잠 30분~1시간으로 충분하다.
■전날 푹 자려면 완전히 캄캄한 곳에서 자라. 귀마개나 눈가리개를 쓰는 것도 방법.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샤워와 가벼운 안마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자기 1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자기 직전에 라벤더처럼 숙면을 유도하는 아로마를 침구류에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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