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조류독감 사람 간 전염 예방가능하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형돼 사람들 간에 전염돼도 지속적인 경계 속에 전세계 각지에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는 300만명 분량의 항바이러스 약품이 준비되고 감염지역에 격리조치가 취해지면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번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됐다.

각각 별개의 연구를 수행한 영국과 미국 연구진은 조류독감을 일으키는 H5N1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 간 감염이 가능해지면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 때처럼 전세계적으로 2천만~4천만명이 숨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는 3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연구는 조류독감의 사람 간 감염이 초기 단계일 때에는 통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태국을 대상으로 조류독감이 사람들에게 감염된 경우를 상정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퍼거슨 교수팀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전체 감염사례가 200건 이하이고 30명 이하의 집단에서 감염사실이 확인됐을 때 인간 조류독감 퇴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경우 감염지역 주변 2만 명에게 항바이러스 약품을 제공해야 하며 학교와 직장,공항 등도 일시폐쇄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거슨 교수는 "상황이 더 악화되면 3일 안에 전세계 어디든 배포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약품 300만 회분이 필요하다"며 이 계획이 성공하면 60일 내에 인간 조류독감 발생을 잠재울 수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에모리대학의 아이러 롱기니 교수팀이 실시한 유사한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가 게재됐다.

퍼거슨 교수팀이 태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한 것과 달리 이들은 태국 농촌지역 주민 50만 명을 기초로 1명이 최초 감염됐을 경우를 가정해 병의 확산을 모의실험했다.

연구진은 환자 1명이 평균 1.6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며 항바이러스 약품을 21일 안에 공급할 수 있다면 사람 간 조류독감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전세계에 걸쳐 대규모 독감이 주기적으로 발생한다며 발생 시기가 임박한 이번 독감 유행은 아시아 조류독감이 그 진원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WHO 대변인은 "국내적,국제적으로 항 바이러스 약품을 비축하는 것이 전세계 독감 유행에 가장 중요한 대비책"이라며 "일부 국가들은 이미 항바이러스 약품 비축분을 갖췄으며 WHO도 국제 비축분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거릿 챈 WHO 전염병감시ㆍ대응국장은 "준비된 약품이 실제 변종 조류독감에 듣지 않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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