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부터 매운 음식을 먹으면 머리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아파서 병원을 찾았는데 한달 후에나 진찰을 받으러 오라내…. 우리나라에는 아픈 사람이 많은 가봐.”
최근 만난 지인 한분이 얼굴을 찡그리며 하소연을 한다.
요즘 대학병원 대기실은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만원이다. 예약을 한 후 진료를 받기까지 한 두달 기다리는 것은 관행처럼 된 지 오래다. 이 뿐만 아니다. 장시간 대기한 후 받은 짧은 진료시간, 부족한 설명, 미흡한 치료 등에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도 잦다.
그럼 환자들에게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 200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의사·치과의사·약사·간호사 수를 집계해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인구 만명당 17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OECD 회원국 30개 나라 절반 이상이 인구 만명당 의사가 30명 이상이다.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와 치과의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간호사는 인구 만명당 40명으로, 평균 인구 만명당 90명 이상의 간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부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사 수 역시 2만446명으로, 인구 만명당 4명으로 계산돼 역시 최하위 그룹에 속했다.
이처럼 환자 수에 비해 의사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없어 문을 닫는 개인 병원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도 환자도 중소 병원보다는 무조건 대학 병원만 찾아가는 ‘불균형 현상’ 때문이다.
그래서 고소득층은 의술의 수준을 탓하며 해외에서 연 4000억원을 사용하고 있고 저소득층은 병·의원의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의사 프리랜서제, 외국인 의사 자국민 진료제, 민간의료보험제 등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의 의료 시스템 도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의료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갖춰 해외로 빠져나가는 연 4000억원의 국고를 닫는 등 보다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할 때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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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파이낸셜]‘의사수 꼴찌’ 속사정/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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