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풍조에 대처하려면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가족이 지게 하는 ‘가족주의’에서 벗어나 국가지원을 전제로 한 ‘탈(脫)가족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국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로 육아휴직이나 보육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류연규씨는 22일 ‘복지국가의 탈가족화와 출산율의 관계에 대한 비교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논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의 탈가족화 정책과 합계출산율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지적하고 있다. 류씨는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가족 구성원이 ‘일’과 ‘가족’을 함께 챙기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가족이 지게 하는 ‘가족주의 특성’이 구성원들의 갈등을 심화시켜 출산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일랜드·노르웨이 등 가족 해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너그럽고, 가족기능 약화에 적극 대응하는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높다”며 “가족 구성원이 가족 내의 관계·역할에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적절한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돕는 ‘탈가족화’가 해답”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실업률이 높으면 불안정한 고용 탓에 출산율이 낮아지는 데 비해 탈가족화된 사회는 여성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늘어났다”며 “탈가족화 수준과 여성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면 출산율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희기자 violet@kyunghyang.com〉
제 목 : [경향]저출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脫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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