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대상을 약물, 술, 담배 등 물질에만 국한시켰던 사고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도박, 식사, 운동, 성관계, 쇼핑, 일 등 인간행동의 다양한 부분도 중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를 행위중독이라 한다.
인터넷 중독은 광범위한 행위중독의 한 종류이며 그 내용으로는 게임·채팅 중독, 사이버 포르노·도박 중독 등 다양하다. 인터넷 중독은 정보 이용자가 지나치게 컴퓨터에 접속하여 일상생활에 심각한 사회적·정신적·경제적 장애를 보이는 상태로 정의된다. 또 인터넷 사용 과정에서 내성과 금단증상을 보이면서 중요한 사회적·직업적 활동이 포기되는 상태가 수개월 동안 발생할 때에 진단된다.
인터넷 중독은 아동기·청소년기·성인기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시기는 주로 청소년기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인터넷 중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자체의 중독적 요소, 청소년 사용자의 취약성, 사회·환경적 위험 요인 등 세부분에 대한 포괄적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게임이든지 하루 두시간 이상, 주 5회 이상 하게 되면 중독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들 중에서 인터넷 중독에 잘 빠지는 군은 크게 두가지 성향으로 대별될 수 있다. 한 군은 감각추구성향이 높고 새로운 것을 찾아 모험을 즐기면서 주의력·충동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청소년들이다. 또 다른 군은 쉽게 위축되고 대인관계에서 불안을 느끼며 다소 강박적인 특성이 있는 청소년들이다. 또한 청소년기는 인터넷 세계에 쉽게 중독될 수 있는 위기의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정체감 발달이 미숙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실험하는 시기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요인들도 인터넷 중독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 중독 청소년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첫째, 주의력 문제, 강박과 우울·불안 성향 등 청소년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평가와 이에 대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둘째, 가족관계, 학교 적응, 또래 관계 양상 등 청소년의 적응 능력에 대한 평가이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다양한 활동을 격려함으로써 인터넷에 빠져 있으므로 해서 생기는 사회적 기능의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 인터넷에 몰입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인터넷에 대한 인식과 자신과 세상에 대한 평가 등 인지적 내용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인터넷 중독 청소년은 현실생활에서 자신이 무능력하고 인정받지 못하며,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며 인터넷을 통해서만 그런 욕구가 충족될 수 있다고 믿기에 더욱 인터넷에 집착하게 된다. 이러한 인지적 왜곡을 교정하는 것도 인터넷 중독 치료에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조절 능력 회복을 위한 인터넷 사용 일지 쓰기, 인터넷 사용에 대한 부모의 지도 관리, 게임 내용의 전환 등 구체적 조절 방법을 적용한다.
사실 인터넷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이 시대의 청소년은 ‘디지털시대의 선도자로서의 삶’을 영위해야 한다. 인터넷 속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도를 극대화하면서도 동시에 조절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몇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인터넷 접촉 연령을 적절하게 조정해야 한다. 인지적 성숙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 조절 능력이 생긴 뒤에 인터넷을 접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만 7세 전에는 게임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인터넷 초기 사용시 게임 외에 다양한 경험을 먼저 갖게 하여 인터넷의 다양한 이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학습도구로서의 인터넷, 대인관계 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 활용 등 긍정적이고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의 활용을 적극 격려해야 한다. 둘째, 부모들이 인터넷 세상을 알도록 노력해야 하고 부모를 위한 ‘디지털 세상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청소년을 가이드하고 또 그들을 이해하며, 돕기 위해 인터넷 세상을 알아야 한다. 셋째, 인터넷 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포르노성 스팸 메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 최근 국가적인 인터넷 정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넷째,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적·조기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인터넷 과다사용 초기에 문제를 해결하면 중독상태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부모·선생의 관심을 고양할 수 있는 대중 교육과 홍보도 필수적이다.조수철 서울의대 교수·정신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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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경향]'행위 질환' 인터넷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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