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이겠지" 위장병으로 착각하기도
"멀쩡했는데" 폐경 후 갑자기 적신호
여성은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심장병에 잘 걸린다. 평소 운동을 통해 허리둘레를 31인치 이하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 포토]
대한민국 여성 심장에 적색(赤色) 경보가 울렸다. 여성의 심장병 유병률이 남성을 앞질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순환기학회(이사장 연세의대 심장내과 조승연 교수)는 1995~2004년에 18개 대학병원에 입원한 성인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증) 환자 10만2000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남성 환자는 매년 14.7%(10년간 3.4배)씩 증가한 반면 여성 환자는 17%씩 늘어났다(10년간 4.1배). 또 사망률도 여성이 3.92%로 남성의 2.81%보다 높았다.
10월 첫주인 3~9일은 대한순환기학회가 정한 제3회 심장건강 수호 주간이다. 학회는 10월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 상암월드컵공원에서 환자와 가족이 참여하는 걷기대회를 비롯, 심장초음파와 심폐소생술 시연, 건강 상담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의료진 1800여명이 참여하며, 기념 모자.건강과일 도시락도 제공한다(행사 문의 02-557-2045).
◆폐경 이후 환자 급증=입원한 여성 중 93.2%는 폐경기를 넘어선 환자다. 조승연 교수는 "폐경 전에는 남자 환자가 훨씬 많지만 50세 전후인 갱년기 여성 환자가 급증해 70대가 되면 남녀 간 환자 유병률이 같아진다"고 말한다.
폐경 이후 여성 심장 질환이 급증하는 것은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감하기 때문.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의 주범인 내장 비만이 폐경 후 급증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여성 치사율, 왜 높은가='심장병은 남성 질환'이라고 오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가슴의 심한 통증.숨찬 증상 등 전형적인 심장병 증상이 나타나도 '화병'으로 지나친다는 것. 조사에서도 여성 환자의 15.1%가 이를 인정했다.
여성은 전형적인 증상이 안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정욱성 교수는 "여성 환자 중에는 전형적인 심장병 증상인 가슴 통증 없이 '머리가 무겁다' '소화가 안 된다' '등이 아프다' '불안하다'는 등의 비전형적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한다. 실제 심장병으로 입원한 환자 네 명 중 한 명(24.9%)은 위장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치료에 있어서도 여성은 소극적이다. 심장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또는 풍선확장술은 남성 환자 95.5%보다 적은 81.2%의 여성만이 시술을 받았다. 또 치료 거부율도 여성이 21.5%로 남성(9.9%)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위험인자 관리가 최선의 예방=복부 비만이 주범인 만큼 허리둘레를 줄여야 한다. 정 교수는 "한국 여성은 허리둘레가 31인치(80㎝)를 넘지 말라"고 조언한다.
금연도 필수다. 실제 흡연 여성이 심장마비에 걸리는 시기는 비흡연 여성에 비해 19년이나 빠르다. 당뇨병.고혈압 등 심장병에 치명적인 지병이 있을 땐 지속적인 식사요법.운동.약물 치료 등으로 혈당.혈압 등을 정상 수치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적극적인 콜레스테롤 관리도 중요하다. 서울대의대 심장내과 김효수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1㎎/㎗올라갈 때마다 심장병 발생 위험은 2~3% 증가할 수 있으며, 특히 LDL 콜레스테롤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고 강조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여성 심장병, 이렇게 예방하자
-폐경 이후엔 매년 심장병 검진을 받는다.
-허리둘레 80㎝, 허리둘레/엉덩이 둘레 비율은 0.8을 넘지 않는다.
-체중은 정상(BMI* 18.5~23)을 유지한다.
-비만.고지혈증.고혈압.당뇨.흡연 등은 심장병 위험인자이므로 적극 관리한다.
-정상 혈압(120/80㎜Hg 이하)과 정상 혈당(110㎎/㎗ 이하)을 유지한다.
-자신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적극 관리한다. 총콜레스테롤은 200 ㎎/㎗ 이하, LDL 콜레스테롤은 100㎎/㎗이하, HDL 콜레스테롤은 55 ㎎/㎗ 이상을 유지한다.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한다.
-채소.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고 동물성 지방을 멀리 한다.
-가슴 통증.호흡곤란 등이 있을 땐 심장병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는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그때그때 해소한다.
*BMI(체질량지수)=몸무게(㎏)/키(m) ×키(m)
자료:대한순환기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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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중앙]심장병 사망률 여성이 높다는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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