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덕 아시아정맥영양학회장
'병원이 환자의 영양실조를 만든다?'병원에 입원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는 말이다. 실제 입원할 당시 환자의 40%가 영양부족 상태인데, 이 수치는 입원 후 70%로 늘어난다. 각종 검사로 굶기를 밥 먹듯 하고, 이어 수술로 직행할 경우 영양 결핍 상태는 더욱 악화한다.
지난 1~4일 쉐라톤워커힐에서 아시아정맥경장영양학회를 주관한 이명덕 회장(강남성모병원 외과.사진)은 환자의 영양식에 대해 의료관련 단체는 물론 의사들조차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한다.
"영양은 환자의 회복은 물론 생존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수술을 잘 끝내놓고도 영양공급이 제대로 안 돼 사망하는 환자도 있으니까요."
여기서 그가 말하는 영양은 식품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주사 또는 튜브를 통해 몸속에 직접 주입하는 고농도 영양식을 말한다. 5% 포도당인 링거액이나 아미노산 수액제와도 차원이 다르다. 3대 영양소는 물론 비타민, 미네랄과 적당한 칼로리가 들어있어 이것만 공급받고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어린아이는 성장도 한다. 그가 수술한 장 절제 환자는 현재 4년째 약간의 미음과 영양제만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주입하는 방법도 다르다. 농도가 짙어 피하정맥이 아닌 중심정맥(심장으로 들어가는 대정맥) 또는 장에 튜브를 이용해 직접 넣는다.
그는 이 같은 영양 집중치료가 미래에는 가장 각광받는 연구 테마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영화'아일랜드'에서도 나왔지만 복제인간을 '속성 재배'하는 것은 결국 영양입니다. 또 우주공간에서의 생활을 가능케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환자들의 빠른 회복, 사회복귀를 돕는 것이 바로 영양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열악하다. 2001년 한국정맥경장영양학회가 구성됐고, 의사.약사.영양사 등 전문직이 참여한 영양집중지원팀(NST)이 설치된 병원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적절한 영양치료는 환자의 입원기간을 단축하고, 합병증을 줄여 의료비를 절감합니다. 하지만 현재 영양치료에 대한 의료보험 급여는 주 2회로 제한돼 있습니다. 중환자에게 일주일에 2회 식사만 하라는 것이지요. 또 병원에선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니 영양치료 행위를 업무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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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중앙]"식사 힘든데 링거만…영양실조 걸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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