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저희들도 그렇지만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검진받으시는 분들 참 많으시 잖아요?
그런데, 건강을 챙기려고 받는 건강검진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선뜻 이해가 안되는데요.
어찌된 일일까요?
지금부터 최대수 기자와 알아봅니다.
오진 때문인가요?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거죠?
<리포트>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 하면 소비자들은 그런 줄로만 알고 안심을 하게 되죠.
하지만 실제로는 오진이었는데. 검진 결과만 믿고 치료를 받지 않다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검진 도중에 의사의 부주의로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는 경우도 꽤 많았는데요.
잘못된 건강검진 피해를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아내가 대장암으로 숨진 후 김성호 씨는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내가 건강검진 오진으로 너무 늦게 암을 발견해 손도 한번 못 써보고 숨졌다는 괴로움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성호(가명 / 건강검진 오진 피해자 남편) : "대학병원이고 최신식을 갖춘 줄 알고 있기 때문에 믿음을 가지고 거길 갔었는데 너무 실망스럽고 지금도 믿기 지가 않죠. (우울증 때문에)지금 제가 정신과 치료를 1년째 받고 있는데...상상하지도 못한 일을 당해 가지고 돌이켜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김 씨의 아내는 3년 동안 한 병원에서 대장암 검사가 포함된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왔었다고 하는데요.
김 씨는 병원 측의 실수로 CT촬영결과에까지 나타난 암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김성호(가명 / 건강검진 오진 피해자 남편) : "황당하죠. 그걸(대장) CT 찍는 걸 카피해서 다른 병원 갔더니 다른 병원에서는 잡아냈거든. 근데 여기선 그냥 넘어 간 거야. 무성의한 건지 실수로 그냥 넘어간 건지는 모르지만."
게다가 병원에선 실수도 인정하지 않고 할테면 하라는 식으로 나왔다며 김씨는 더욱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김성호(가명 / 건강검진 오진 피해자 남편) : "(병원 측)태도가 너무나 적반하장이더라고요. 아니 자기네들이 돈 300만원 줄테니까 당신 알아서 하라고. 오히려 고압적으로 법적으로 할 테면 해라.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그 사람들 진짜 원망 많이 합니다."
정성훈 씨는 2003년 건강검진을 받은 이후 아직도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검사를 받다 갑자기 허리가 삐끗한 이후부텁니다.
<인터뷰> 정성훈(건강검진 피해자) : "그 날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이거 그냥 조금만 아파서 그러나보다 그랬는데 허리가 계속 아프기 시작했어요. 허리가 아파서 누워 있다가 잠깐 화장실 갔다 왔는데 갔다가 나오면서 꼼짝 못 한 거예요. 그냥 서 있었어요. 너무 아파서. 그대로 옴짝달싹도 못하고 그냥 서 있는 상태에서 119에 연락해서 119 구급대원들이 저를 (데리고) 병원으로 옮긴 거예요."
정 씨는 결국 허리 근육 파열에 따른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는데요.
100만 원이나 들여 받은 건강검진 때문에 오히려 병을 얻은 셈입니다.
<인터뷰> 정성훈(건강검진 피해자) : "허리 근육 테스트하는 거니까 그냥 이걸 들어라 그것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주의사항 이런 것도 하나도 없었어요. 큰 병원이니까 당연히 알아서 이런 건 하겠지 해서 의심을 안 한 적은 없어요. 아프고 나서 비로소 과정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죠. 아니 이거(러닝머신)부터 해서 워밍업을 하고 그 다음에 그 테스트를 해야지. 처음부터 그 테스트를 하는 게 안 좋았습니다."
이번 일 때문에 아내 역시 건강검진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는데요.
정 씨 부인은 가족 중에 암에 걸렸던 사람이 있어 꾸준히 검강검진을 받아왔지만, 정씨가 이 같은 일을 당한 후 아내도 다른 병원에 신청해 놓았던 건강 검진까지 모두 취소한 상태라고 합니다.
<인터뷰> 임경주(정성훈 씨 부인) : "사실 그렇게(비싸게) 들여서라도 미리 미리 병을 알 수 있다면 미리 막을 수 있다면 그게 훨씬 더 아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갔던 거거든요. 그 다음에 사실 종합검진 신청했다가다 취소를 하게 됐어요. 해 봐야 또 괜히 병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 이뿐 아니라 심지어 병원 측의 부주의로 미혼 여성의 처녀막이 손상되는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4월, 김혜진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으면 자궁암 검사를 무료로 해 준다는 말에 모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검사 도중, 통증과 함께 하혈을 하기 시작했고 당황한 병원 측은 그제 서야 결혼을 했는지 성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혜진(가명 / 건강검진 피해자) : "분위기가 이상하다 싶어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간호사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혹시 결혼 안 하셨냐고. 안 하셨죠? 안 했다고. 혹시 성 경험 없냐고. 없다고 그랬더니 그때서야 우왕좌왕 하더라고요." 하혈의 원인은 처녀막이 손상됐기 때문이었는데요. 김씨처럼 검사자들의 부주의 때문에 미혼 여성들이, 검사 도중 처녀막이 손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김 씨는 당시 비전문의가 검사를 했고 올바른 검사 기구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검사과정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김혜진(가명 / 건강검진 피해자) : "건강검진 담당하는 분들 이름표에 보면 산업의학과에서 한다고...그리고 기구는 나중에 다른 산부인과 선생님한테 들은 건 기구가 두 종류라고 들었었거든요. 기혼 여성용하고 미혼여성용 따로 있다고 아무래도 그 선생님말로는 자기가 직접 검사는 안 했지만 기혼여성 걸로 해서 출혈이 있지 않았나 상처를 입지 않았나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게다가 김 씨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병원의 태도였습니다.
<인터뷰> 김혜진(가명 / 건강검진 피해자) : "의사가 치료하다가 그렇게 실수 할 수도 있는 거다 이러면서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많이 손상 간 거 아닙니다 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경험도 없는 사람한테 상처를 입혀 놓고 말이 되냐고 했더니 도리어 그 분은 요즘에 성이 개방이 되어 있어서 그런 거는 별로 문제될게 아니다."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 된 건강검진에 대한 불만 중에는 비용 문제와 오진 피해가 가장 높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 특히, 오진 피해 발생에 대해서는 실제 건강검진센터 전문의들도 특정 암 검사 등이 포함 된 고가의 건강검진이라 할지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전동화(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 내과전문의) : "요즘은 개인별 증상이나 특성을 반영하는 맞춤형 검진을 실시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질환은 발견되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개인별 특성이나 증상 특성을 반영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어 자칫 특정 질병을 발견 못 하는 수가 종종 있습니다."
또한 검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거나 부당한 진료비를 요구해 집단 민원이 접수되는 등 건강검진에 대한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인터뷰> 이해각(한국소비자 보호원 의료팀장) : "무료 건강 검진을 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일방적으로 검진기관에서 비용을 올려서 요구하는 경우 그리고 검진항목에도 없는 것을 산출하는 경우 건강검진 기관에 대한 평가 정보를 평가를 해서 그 정보를 공개하는 그래야 만이 그 건강검진 기관의 질이 향상되면서 검진도 효율성 있게 효과적으로 이뤄질 거라고 믿습니다."
이런 피해가 있다고 해서 건강검진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은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건강검진 결과를 무조건 맹신해서도 안 되겠는데요.
건강검진에서 정상으로 나왔더라도 이상증상이 있다면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앵커 멘트>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렇다고 건강검진 무조건 불신하는 건 곤란하겠죠.
네, 건강검진은 받으시고, 대신 의료기관은 그만큼 진료 품질을 높이셔야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사회] 최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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