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제 목 : [세계]'소리없는 살인자' 동맥경화 |
조은주 가톨릭대 의대교수·순환기내과
동맥경화란 우리 몸의 동맥혈관 내막이 두꺼워져 내경이 좁아지면서 심장근육으로 산소와 각종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동맥, 뇌와 하지로 가는 동맥에 혈류장애가 발생하게 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혈중의 콜레스테롤이 내막 안으로 침투하고 그로 인해 여러 물질이 분비되어 동맥 내막이 두꺼워지고 콜레스테롤과 이를 섭취한 세포 등이 축적되면서 혈관 안쪽으로 돌출하여 죽종을 형성한다. 죽종 내부는 마치 죽처럼 물러지고 그 주위가 섬유화하여 점차 단단해져 이를 죽상동맥경화라 하는데, 죽상이란 용어를 생략하고 동맥경화라 한다.
동맥경화는 아주 만성적 질환이어서 초기 병변이 10세 전후에 이미 시작되며 40세 후반이 되면 혈류장애가 초래된다. 때에 따라서 경화반 병변이 불안정하게 되면 죽종을 둘러싼 섬유막이 파열되어 혈관 안에 혈전이 생기고 죽종 안으로 출혈이 일어나 혈관 내경이 급격히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어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과 출혈(일명 중풍) 같은 위험하고 응급한 합병증이 생겨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고 진행을 촉진시키는 인자는 밝혀졌으며, 이를 위험인자라 한다. 동맥경화의 발생과 직접적 인과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들을 치료, 조절하면 발병을 줄이고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다. 주요 위험인자로는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흡연, 저·고밀도지단백, 당뇨, 가족력, 연령증가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접적으로는 운동부족, 과체중·비만이 있으며 이를 잠재적 위험인자라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높아지면 남녀노소, 인종에 관계없이 동맥경화의 발생 위험은 증가하며, 혈중 수치가 1% 상승하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2∼3% 상승한다. 반면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환자는 상기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진행은 비록 느리지만 결국 동맥경화가 발생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치료하여 낮추면 동맥경화의 진행을 늦추고 경화반의 안정성을 증가시켜 심혈관계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불행하게도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에게서 그 농도가 치료목표치 이하로 조절된 예는 약 20%에 불과하다.
고혈압의 유병률은 우리나라에서 27.8%이며 연령이 증가하여 65세가 넘으면 50% 이상이 된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혈압이 높을수록 증가하여 고혈압환자가 대체로 2배 더 높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심혈관질환, 즉 뇌졸중은 35∼40%, 심근경색 20∼25%, 심부전은 50% 이상 감소한다고 한다. 고혈압 진단 시 상당수의 환자에게서 상기와 같은 주요 합병증이 이미 발생해 있고, 가족 중 고혈압이 있는 경우 그 자녀에게서 역시 발병 가능성이 높아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동맥경화에 의한 심혈관 사망률은 흡연량에 비례하며 대체로 2배 더 높다. 흔히들 ‘순한 담배’에 의한 해악은 더 낮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흡연은 동맥경화 외에도 폐암, 폐기종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금연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 환자는 흔히 고중성지방혈증, 저·고밀도지단백혈증, 비만, 인슐린 저항 등이 함께 있어 동맥경화의 유병률이 더 높고 특히 여성이 더 뚜렷하다. 당뇨 환자는 동맥경화에 의한 새로운 사고의 빈도가 높을 뿐 아니라 심근경색 등 심혈관 사고발생 시 예후 또한 아주 나쁜 것으로 알려져 최근에는 주요 위험인자로 분류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 동맥경화에 의한 사망률은 대체로 2배 더 높다.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할 경우 비만에 비해 심근경색의 위험은 35∼5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동맥경화는 아주 느리게 진행하는 만성질환으로 뇌, 심장, 신장, 말초혈관에 주요 합병증을 초래할 뿐 아니라 주요 위험인자가 동반될수록, 많이 갖고 있을수록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은 더 가속화된다.
조은주 가톨릭대 의대교수·순환기내과
|
|
|
 |
|
|
|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