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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중앙]어르신들, 허리 쭉 펴고 사세요 |
1시간이면 수술 끝
간편 시술법 속속 나와
90대 노인도 손쉽게
'퇴행성.' 늙어 병들어가는 조직의 변화를 의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체의 기둥인 척추도 이런 퇴행 과정을 겪는다. 단단한 뼈는 푸석푸석해지고, 주변 근육과 인대마저 약해져 꼿꼿한 허리가 구부정해진다. 설 연휴에 찾은 부모님의 허리는 지난해보다 얼마나 굽으셨을까. 늘어나는 노인성 척추질환과 최근 개발된 치료법을 알아본다.
◆나이가 들면=척추도 30대 중반부터 늙어간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말라가는 것. 원반형 모양의 추간판 내부에 들어있는 젤이 굳으면서 탄력성을 잃는다.
제일정형외과 노인척추센터 문수현 소장은 "추간판이 쪼그라들면 척추뼈가 내려앉아 키가 줄어들고, 추간판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노인성 디스크(추간판 탈출)가 생긴다"고 말했다.
신경 다발을 보호하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것도 대표적인 노인성 변화다.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은 "나이가 들면 척추 뼈가 자라고, 이 돌출된 뼈(골극-뼈가시)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척추관 협착증이다.
골다공증도 피할 수 없는 뼈의 숙명이다. 장 원장은 "뼈는 자극을 받을수록 새로운 뼈를 만들어 튼튼해진다"며 "골다공증은 운동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일찍 찾아온다"고 말했다.
◆증상만 없어도 삶의 질 높아져=그동안 노인에 대한 척추 수술은 기피 대상이었다. 수술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체력이 약한 데다 회복이 느리기 때문. 하지만 최근 노인 척추수술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간편한 수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90대 노인도 거뜬히 수술을 받고 있다.
영동세브란스 척추병원 조용은 교수는 "노인은 대부분의 뼈가 약하고 병들어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부위를 수술할 수는 없다"며 "가장 아픈 부위를 선택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이 수술의 요체"라고 말했다. 근본 치료보다 증상을 없애주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
노인은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통증과 염증관리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수술 후 통증은 무통마취기를 이용해 줄이고, 염증에 의한 열이 있는지 꼼꼼히 챙긴다.
◆간단한 수술도 선보인다=척추관 협착증 환자에겐 일반적으로 뼈를 이식해 나사못을 박는 골유합술을 한다. 하지만 수술이 4~5시간 소요될 뿐 아니라 주변 척추뼈와 근육이 손상돼 노인들이 받기에는 부담스럽다.
우리들병원은 최근 이런 단점을 극복한 '척추 극돌기간 라커고정술'을 개발했다. 환자의 등 쪽을 4㎝ 정도 절개하고, 아래 위 척추뼈의 극돌기 사이에 라커를 집어넣고, 인공인대를 이용해 척추뼈를 고정하는 시술이다.
이상호 원장은 "이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환자 2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91.3%가 만족했다"고 말했다. 수술시간은 한 시간 내외.
노인성 디스크의 특징은 추간판의 탄력성이 떨어져 심하게 파열되거나 협착증과 동반된 경우가 많다.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위치도 달라 '후외방(後外方)탈출증'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문수현 소장은 "증상은 심하지만 진단이 어려워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단순 요추관 협착증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미세현미경을 이용하면 수술 후 통증도 적고, 재활도 빠르다"고 말했다.
부분마취로 1.5㎝ 이내의 작은 공간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수술 다음날이면 일상 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 시술이 간편해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노인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신경압박이 심한 경우엔 다리가 저리는 등의 잔존 증상이 2~3개월 지속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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