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의 조기 발견뿐 아니라 예방교육을 통해 발병 가능성을 낮추려는 데 있다. 그러나 민간 병의원의 종합건진 프로그램은 대부분 실험실 검사에 치중해 비용 대비 실익은 적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상혁 이화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건진 프로그램은 적은 비용으로 질병을 선별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할 때 현행 건진 프로그램은 의미가 있건 없건 가리지 않고 수십종의 검사를 획일적으로 실시,의료비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이 꼭 이렇게 무차별로 이뤄져야만 하는 것일까. 물론 얼마나 많은 검사를 건진 프로그램에 넣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다. 하지만 누구든 이용자의 주머니 사정과 건진의 효과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현재 종합병원에서 이뤄지는 건강검진항목은 적게는 70여종에서 많게는 100여종에 이른다. 이렇듯 가짓수가 많은 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 보통 70종 안팎의 기본검사를 바탕으로 한 일반건진은 30만∼50만원,정밀건진은 100만원 안팎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종합건강검진에서 순수 검사결과만으로 발병여부를 알 수 있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는 의사가 그 검사결과를 개인 병력이나 가족력과 비교 검토한 후에야 알게 된다는 것.
이를 보완하려면 건강검진 이용자가 의사와 상의해 꼭 필요한 검사항목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건진 프로그램에는 수십종의 검사가 패키지로 묶여 있고,이 가운데는 암 표지자 검사처럼 일반인에겐 거의 필요없는 검사도 들어 있다. 암 표지자 검사는 사실 조기 진단용이라기보다는 암 치료 뒤에 그 효과를 판별하는 추적 검사용에 가깝다.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피보험자 및 피부양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몇만원짜리 검진만 빼놓지 않고 주기적으로 받아도 대부분의 성인병을 걸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가정의학회가 권고하는 건진 프로그램의 진찰과 검사는 모두 17종이다. 또 건강보험공단의 기본검진 항목은 13종의 검사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다 옵션검사인 5대 암검사를 위험 연령대부터 주기적으로 추가하면 치명적인 질병이 뒤늦게 발견될 우려는 거의 없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제 목 : [국민]획일적 검사 수술 시급…검사항목 선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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