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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중앙]아가, 꼭 이겨내자 … 나쁜 암세포를 |
[Have a Dream 2006 어린 암환자에 희망을]
<상> 뇌종양 투병 다은이를 위한 어머니의 기도
뇌종양을 앓는 신다은양이 3일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엄마와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본지는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과 함께 'Have a Dream 2006' 행사를 마련했다. 소아암 환자 가족이 '완치의 꿈'을 이루는 데 보탬이 되자는 취지다. 소아암 환자의 실태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신다은(4)양이 광주 시내 K병원에서 뇌종양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10일. 그날은 오빠의 8번째 생일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아빠와 가족들은 생일파티도 취소하고 다은이를 부둥켜 안은 채 울었다.
지난해 여름부터 자주 넘어지곤 했던 다은이는 뇌종양 진단을 받기 일주일 전 같은 병원에서 한쪽 다리가 약간 짧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날은 그때 맞춰 놓은 교정용 신발 깔창을 찾으러 어머니 김수진(35)씨와 함께 병원에 다시 들른 참이었다. 그런데 다은이 모습을 지켜보던 의사는 김씨에게 "아이가 손 떠는 게 좀 이상하다"며 머리 부분에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보도록 했다. MRI 화면을 유심히 보던 의사가 갑자기 기계 작동을 멈추게 했다. 의사는 "덩어리가 보인다"며 더 이상의 검사가 필요 없겠다고 했다.
"뇌종양이라고, 아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전에 머리가 아프다는 얘기도 한 적이 있긴 했지만 동네 소아과에선 변비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김씨 부부는 다은이를 안고 다음날 당장 서울로 향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뇌 쪽에 물이 고이지 않게 하는 응급수술부터 받았다. 일주일 뒤 소뇌 쪽에 자리 잡은 종양 제거 수술과 함께 조직검사를 했다. 12시간 가까이 걸린 대수술이었다. 조직검사 결과 악성 중의 악성 같다고 했다. 강한 항암제를 써야 하기 때문에 골수도 많이 파괴될 거라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도 준비하자고 했다. 11월부터 일단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중환자실에 누운 다은이는 목에 가래가 끼고 음식을 삼키지도 못해 코에 연결한 튜브를 통해 미음을 먹는 게 고작이었다. 항암치료 때문에 그나마 먹은 미음도 토하기 일쑤였다. 기침을 하다 미음이 기도로 들어가 폐렴에 걸리기도 했다.
"우리 부부가 뭘 잘못해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늘을 보며 원망도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 어린 게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그냥 지켜봐야 하는 게 부모로서 가슴 찢어지는 일이었죠."
11월 말 시작한 2차 항암치료를 마칠 무렵부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병원에선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보류하고 방사선 치료부터 하자고 했다. 6주간 30회를 해야 한다는데 이제 16회까지 마친 상태다.
지금까지 들어간 치료비는 약 1000만원. 뒤늦게나마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이 전액 면제되는 의료급여 1종으로 등록돼 의료비 부담은 최근 좀 줄었다. 그러나 건강보험 비급여 의료비와 교통비 등 기타 부담이 만만치 않다. 친척들이 도와줬고, 보건소에서 600여만원의 지원도 받았다.
통원치료를 받기 위해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았던 김씨와 다은이에게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서울대병원 앞에 위치한 쉼터 '서울 사랑의 집'을 제공했다. 김씨 모녀는 1월 초부터 지방에서 온 다른 소아암 환자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무료로 숙식을 하면서 많은 위안을 받고 있다. 지난 설에는 오랜만에 아들과 남편이 있는 광주에 다녀왔다.
"이제는 웬만한 음식은 다 먹어도 된대요. 다은이가 중환자실에 누워 그렇게 먹고 싶어 하던 음식을 수첩에 모두 적어 놨는데 그걸 사줄 수 있게 된 것만도 꿈만 같습니다. 꼭 나을 거라고 믿어요." 다은이를 바라보는 김씨의 눈엔 희망의 눈물이 어른거렸다.
김정수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어린이 암환자 40%가 백혈병
어린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희귀.난치병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소아암이다. 국내에선 매년 1200명가량의 어린이(14세 이하)가 암 진단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료 기간이 6개월~3년 정도로 긴 데다, 어린이들은 치료 후에도 더 오랫동안의 추적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규모는 파악하기 힘들다. 어린이 암환자의 약 40%는 백혈병이다. 그 외에 콩팥 아래쪽의 부신에 생기는 신경모세포종이나 뇌종양, 콩팥에 생기는 윌무스종양 등이 많이 나타난다.
소아혈액종양 전문의인 가톨릭대 성모병원의 김학기(진료부원장) 교수는 "어린 암환자들은 어른보다 치료가 더 잘되고 항암치료도 잘 견디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치료만 잘하면 완치율이 70~80%에 이르는데도 경제적 여건 등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포기하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개 치료 뒤 2년이 경과해도 이상이 없거나, 첫 발병 후 5년이 경과해 이상이 없어야 완치된 것으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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