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나잇살’의 정체는?
다국적 IT기업에서 근무하는 35세 안소라(가명)씨는 흔히 말하는 ‘저주받은 하체’의 소유자다. 30대 전까지만 해도 호리호리한 체격이었지만, 서른을 넘기면서부터 서서히 아랫배를 중심으로 붙기 시작한 살들이 이제는 그녀의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되었다. 특히 작년부터는 뱃살뿐만 아니라 등이나 목 윗부분까지 살들이 붙게 되어, 계절이 바뀌어도 봄 옷을 사러 갈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나잇살’이 원인이라고 치부하지만 한 두 해 전에 입었던 옷들이 허리를 수선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사태가 생기자 서글픔이 앞선다고 말했다.
나잇살, 과연 나이의 동반자인가?
본래 지긋한 나이를 홀대해서 표현하는 말인 ‘나잇살’은 나이가 들어 살찐 사람에게 좋은 핑계가 된다. 때론 아무리 빼려고 해도 잘 빠지지 않는 중년 이후에 찐 군살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좋은 구실이 되기도 한다.
네오클리닉 서진남 원장은 “나잇살은 30대를 넘어서면 누구에게나 서서히 방문하는 불청객과 같은 존재”라며 기초대사량과 호르몬 분비량의 감소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기초대사란 인체가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대사활동을 말한다. 숨을 쉬고 심장을 쉴새 없이 움직이며 내장 기관을 움직이는 데 사용되는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기초대사량이라고 하는데, 전체 에너지 소비의 60~75%를 차지한다.
통상 기초대사량은 25세를 고비로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음에 따라 1%씩 감소한다. 동일한 열량을 섭취하고 동일한 활동을 하더라도 그만큼 수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남는 에너지가 체내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초대사량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9~10%쯤 높고, 키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높으며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높다.
또 한가지의 주범인 성장호르몬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분비량이 감소하는데 여성의 경우 설상가상으로 여성호르몬 분비량마저도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점점 근육의 비중이 작아지고 콜레스테롤 양은 증가하여, 체지방이 하복부와 옆구리, 팔뚝 등에 축적된다. 줄어든 수요량과 늘어난 공급량의 성공적인 합작품(?)인 나잇살은 아랫배로 시작해 엉덩이와 허벅지의 경계선, 팔뚝, 등살로 마무리된다.
나잇살, 없앨 수는 없어도 줄일 수는 있다
원인을 안다면 그 해결 방법도 뻔하다. 지금보다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공급량을 줄이려면 과식을 금해야 하고, 수요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떨어진 기초대사량만큼 운동으로 보충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서 나잇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되면 지금보다 30% 정도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30% 정도 늘리는 것이 적당하다.
“30% 줄여가지고 되겠어? 절반 정도는 먹는 양을 팍 줄여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른다. 만일 나잇살을 막기 위해 식사량을 확 줄였다고 치자. 식사량을 급격하게 줄이면 당장은 체중감소의 희열을 맛볼 수 있으나 그럴 경우 안타깝게도 기초대사량마저 함께 감소하게 된다. 즉, 우리 몸이 기아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위험신호를 보내게 되고, 그 결과 기초대사량을 줄여 '에너지 절약 시스템'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목표 체중치에 도달하여 정상 식사패턴으로 복귀했을 때 이미 낮아진 기초대사량이 쉽게 상승해 주지 않아, 결과적으로 섭취하는 에너지가 상대적 과잉상태로 변하는 셈이 되고 만다. 또, 굶었다 폭식했다를 반복하다 보면 우리의 몸은 소식상태로 다시 설정되어 열량소모를 줄이고 언제 닥칠지 모를 기아상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비상 사용분으로 지방을 축적하게 된다. 잘 먹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잇살이 찐다는 사람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처럼 요요현상 없이 나잇살을 빼기 위해서는 일정하고 규칙적인 저열량 식사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리고 절대 끼니를 걸러서는 안 된다. 끼니를 거르면서 배고픔 신호가 오게 되면 우리 몸은 즉각적으로 기초 대사량이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주일에 3회 이상의 유산소운동이 더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단, 걷기와 같은 최고의 유산소 운동도 30분 이내로 해서는 별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30분 이후부터 열량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근육을 키워서 감소하는 기초대사량을 다시 늘려야 나잇살을 효과적으로 뺄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나잇살’ 빼는 데는 장사 없고, 소식과 운동만이 최선이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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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나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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