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종양일 가능성 10%도 안 돼 `일단 잘라` 대신 6개월마다 검사 악성 판명 때 수술해도 늦지 않아 만일 몸에서 혹이 발견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최근 건강검진이 늘면서 우연히 혹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 '혹이 생기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정도로 혹은 흔합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두 개는 경험합니다. 제 아내도 수년 전 목에서 지름 2㎝ 가량의 혹을 발견했습니다. 진단 결과 갑상선 결절, 즉 양성종양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암은 아니니까 위험하진 않은데 크기가 제법 큰 데다 조금씩 자라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개운하게 수술로 제거할까 생각해봤지만 이것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목의 피부 바로 아래 만져지는 작은 혹이지만 전신 마취를 해야 하고 일주일 가까이 입원해야 하며 목에 가로로 10㎝ 가까운 흉터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지켜보자'는 것이었습니다. 3~6개월마다 전문가를 찾아 세포검사를 통해 암으로 악화할 조짐이 보이면 그때 가서 수술받기로 한 것이지요. 다행히도 지금까진 성장을 멈춘 채 양성종양으로 얌전히 머무르고 있습니다.
혹이 발견되면 사람들은 대부분 겁부터 먹습니다. 무조건 잘라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입니다. 몸에 생기는 혹을 10개라고 한다면 당장 수술로 잘라 내야 할 악성종양은 1개도 안 됩니다. 나머지 9개는 양성종양이란 이야기지요. 물론 이 중에서 나중에 암으로 돌변할 혹도 있지만 그 확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절반 이상의 혹은 평생 몸에 지니고 있어도 무방합니다. 특히 갑상선과 유방, 자궁에 생기는 혹은 양성종양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수술로 성급하게 제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엔 진료수익을 위해 의사가 불필요한 수술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의사들은 가능하면 혹을 제거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산부인과 의사가 많은 동네에선 자궁이 없는 여성이 많다는 씁쓸한 이야기도 있을까요.
그러나 저는 진료수익보다 소송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큰 이유라도 봅니다. 괜찮다고 했는데 암으로 나오면 꼼짝없이 의사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환자와 의사 간 신뢰입니다. 환자는 의사를 믿고, 의사는 자기 가족처럼 불필요한 수술로부터 환자를 보살펴야겠지요.
양성에서 악성으로 돌변해도 걱정은 없습니다. 6개월 간격으로 촘촘히 관찰하면 설령 암이 생기더라도 초기 암이므로 얼마든지 수술로 완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정기적으로 전문가를 만나 관찰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제 목 : [중앙]몸에서 혹이 발견됐다면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