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치유의 과정이지만 방치하다간 성인병·암 불러 고혈당·복부비만 때 잘 생겨 체질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
혈관이 있는 곳이면 염증은 어디서나 발생합니다. 발갛게 붓고 열감이 느껴지고 아픈 것을 흔히 염증이라 부릅니다. 원인은 세균의 침입이나 외상(外傷), 유독물질 등 다양합니다. 원래 염증은 조물주가 부여한 생존전략입니다. 조직이 손상됐을 때 이를 복구하기 위해 인체가 동원하는 과정이지요. 그러나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곤란합니다. 침입자와의 전투가 폐허를 남기듯 염증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와 고혈압.고지혈증.뇌졸중.심장병 등 성인병도 따지고 보면 혈관의 염증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암도 염증이 중요한 원인입니다. 만성 간염이 간암을, 만성 위염이 위암을 낳는 것도 우연이 아니지요.
현대의학은 염증을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컨대 천식의 경우 과거엔 기관지 확장제가 치료의 주축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약물로 기관지를 확장시켜도 기관지 점막에 만성적 염증이 남아 있으면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지금은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흡입 분무제로 천식 치료의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습니다.
안구건조증도 염증으로 해석합니다. 안구건조증이란 눈곱이 잘 끼고 충혈이 잘 되며 바깥에 나가면 눈이 시린 증세가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예전엔 눈과 코를 연결하는 누비관을 일부러 막아 눈물 양을 늘리거나 인공 눈물을 점안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왔습니다. 그러나 각막에 염증이 남아 있는 한 단순히 눈물 양을 늘리는 것만으론 치료가 잘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염증 치료가 우선입니다. 잘 낫지 않는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점안 치료제를 처방받아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나 염증을 근본적으로 이겨내기 위해선 체질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면역세포들을 지나치게 호전적으로 키우지 않는 것입니다. 과도한 면역력은 오히려 해롭기 때문입니다. 소총으로 충분한데 대포를 쏘아 대는 식이지요.
염증 체질을 부추기는 대표적 요인이 바로 높은 혈당과 복부 비만입니다. 이들 두 가지는 꼬리를 물고 복잡한 신진대사 과정을 통해 인체 곳곳에서 염증을 초래합니다. 공복 혈당은 100 ㎎/㎗ 이하로, 허리둘레는 32인치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런저런 염증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는 평범한 원칙에 충실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염증은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제 목 : [중앙] 무시 못할 `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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