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책을 보던 지하철 속 풍경이 요즘은 휴대전화나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PDA(개인휴대단말기)로 바뀌었다.
학생들은 수첩만한 게임기를 들고 3D게임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친구와 문자 대화하느라 바쁘다.
은행이나 금융권에 종사하는 듯 말쑥한 정장 차림의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사내는 PMP를 통해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집에 들어가면 밤 늦도록 TV를 보든지, 인터넷이나 게임을 한다.
이런 풍경은 눈 건강에는 어떨까.
휴대전화나 PDA, 노트북PC의 보급과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가 일반화하면서 언제부턴가 작은 액정화면이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이런 휴대폰이나 PDA 등 작은 액정화면을 흔들리는 곳에서 보거나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TV,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 볼 경우 눈에는 큰 무리가 가 결과적으로 안과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인의 눈은 집이나 직장, 학교에서 TV, 컴퓨터에 늘상 노출돼 있는데 자투리 시간마저 작은 액정화면과 씨름하게 되면 눈에 이상이 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다.
흔들리는 차나 지하철에서 빛의 발광이 심한 작은 화면을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안구는 쉬지 않고 조절운동을 한다. 이때 눈의 조절근은 평소보다 과도한 일을 하게 되고 혹사당한 눈은 피로감에 시달리며 심한 경우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눈의 이상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눈이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눈 근육의 혹사는 자칫 굴절 이상을 유발 할 수 있다.
안구건조 증세도 일으킬 수 있다. 작은 화면을 집중해 들여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 깜박임 횟수가 줄게 된다. 눈 깜박임은 눈물 못지않게 안구 표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어두운 곳에서 빛을 내는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눈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잠자기 전이나 기타 장소의 어두침침한 곳에서 별도의 조명 없이 장시간 동영상을 보는 예가 많다. 이럴 경우 눈으로 보려는 피사체와 주변 환경과의 명암 차이가 크기 때문에 눈의 피로도는 급격하게 증가한다.
손으로 들고 다니는 제품이므로 눕거나 엎드려서 시청하는 예도 많은데 이럴 경우 정상이 아닌 자세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면 눈이 움직이는 반경도 평소와는 다르게 되므로 성장기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정상적인 시력 발달을 저해할 수도 있다.
■도움말＝김태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이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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