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조선]바른다고 살 빠지나? 슬리밍 제품의 허
바른다고 살 빠지나 슬리밍 제품의 허와 실

바캉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슬리밍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몸매를 디자인해 준다’ ‘아름다운 바디 라인으로 가꿔준다’ ‘바르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 등의 현란한 광고문구에 움직이기 싫어하는 ‘귀차니스트’들은 귀가 솔깃해진다.

슬리밍 제품이 공략대상으로 삼는 것은 셀룰라이트. 흔히 허벅지나 엉덩이 주변의 피부표면에 울퉁불퉁하게 뭉쳐 있는 오렌지 껍질 같은 지방층이 셀룰라이트다. 노란색 기름의 복부 지방과 다른 점이라면 지방과 체내 수분, 노폐물이 혼합된 스펀지 같은 덩어리가 진피의 결합조직을 밀고 올라와 살갗이 마치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하게 보이는 것이다.

슬리밍 제품의 성분들은 데아닌, 카르니틴, 리놀레익산 중합체와 같은 지방대사 조절성분 멘톨, 은행잎 추출물과 같은 혈행촉진 성분 아로마테라피 성분 등이 있다. 이런 성분들이 피부 진피층에 스며 들어 셀룰라이트를 분해하여 바디 라인을 매끈하게 ‘잡아준다’는 것.

체형관리업체 ‘마리 프랑스’ 관계자는 “슬리밍 제품을 바르면 시원하기도 하고 파스처럼 후끈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쿨링 효과는 생체의 열 발생을 촉진시켜 에너지 소비를 유도해 주고, 온열감은 림프순환을 촉진해 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지방분해를 촉진하기 위해서 멘톨이나 페퍼민트 성분과 같은 아로마 향을 첨가한다”고 말했다.

아주대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는 “바르는 슬리밍 제품에 대해서는 아미노필링이라는 제제를 크림으로 발랐을 때 셀룰라이트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유일하며, 나머지 지방조절 성분들에 대해서는 임상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며 “특정 부위의 쿨링이나 히팅 작용을 통한 생체 열 발생 효과는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켜주는 녹차보다 미미할 뿐더러, 그로 인해 체중감량까지 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고 말했다.

주부 최미애(34)씨도 “체형관리실에서 비싸게 주고 슬리밍 제품을 구입해 오랫동안 써 왔지만 살이 빠지기는커녕, 일반 바디 로션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비만클리닉에서는 슬리밍 제품들을 다른 치료를 할 때 유연제 정도로만 사용할 뿐 메인 치료법으로는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365mc비만클리닉의 김정은 원장은 “슬리밍 제품의 지방대사 조절 성분들을 주사기로 주입하면 모르겠지만, 바르는 것만으로 이 성분들이 피부의 진피층을 뚫고 지방층까지 침투하여 지방 분해를 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트리니티 비만클리닉의 장지연 원장은 “슬리밍 제품을 바르고 운동이나 마사지를 하면 운동·마사지의 효과가 어느 정도 상승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바르기만 하면 살이 빠질 것이란 믿음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다음글 : 치주질환, 뇌졸중 위험 증가시킨다
이전글 : [중앙]어느새 찾아온 열대야. "잠 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