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건강’과 ‘장수’와 ‘웰빙’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삶을 보다 의미 깊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죽음’에 대한 성찰이다.”
‘삶과 죽음’이란 거대한 주제를 놓고 지난 17일 철학연구회(회장 황경식) 주최로 이화여대에서 2006 춘계학술대회 ‘생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열렸다. 발표자들은 영원한 철학적 화두인 죽음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다. 황경식 서울대 교수는 개회사에서 “죽음은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갖기보다는 그에 대한 성찰과 태도가 삶의 방식에 영향을 주는 까닭에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사학의 죽음 이해’를 발표한 오진탁 한림대 교수는 “죽음이란 육체의 죽음에 불과하고 영혼의 차원에서 보면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죽음의 정의 대신 심폐사나 뇌사 같은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만 논의되는 사회에선 육체의 죽음이 전부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자살 등 불행한 죽음만 양산된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죽음을 보다 깊이 있게 정의 내리지 못하고 죽음의 방식이 성숙되지 않는다면, 우리 삶의 질 역시 올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동·서양의 생사관도 토론됐다. 김교빈 호서대 교수는 “유교에서는 ‘삶의 연장’이자 ‘어떻게 사느냐의 결과’가 곧 죽음이었기 때문에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인간다움을 실천을 통해 드러낸 다음 자신의 의지와 실천 밖에 있는 부분은 맡기고 기다리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으로 발전됐다는 것이다.
이선일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실존철학은 죽음을 삶의 구심점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죽음에 대한 불안 속에서 자신의 유한성을 철저히 자각할 때 개인은 비로소 자신의 본래성을 회복한다는 것인데, 우리의 실존적 삶은 삶과 죽음의 긴장적 관계 속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안옥선 순천대 교수는 “불교에선 죽음이 영원히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므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매 순간의 삶은 죽음의 순간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다는 설명이다.
(유석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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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 ‘웰빙’을 넘어 ‘웰다잉’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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