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앞두고 근육 늘려라
꾸준한 LSD(오래 천천히 멀리 달리기)와 근력 운동으로 ´달림이 몸´이 만들어졌다면 풀코스에 도전할 자격증이 생긴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 자격증을 마라톤 풀코스 실전에서 사용하려면 3개월 이상의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합니다.
스케줄을 짜볼까요? 대회 3개월 전부터 훈련강도를 높여가다가 50일 전부터는 훈련량을 줄이는 게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그래프로 그리면 뾰족한 삼각형을 이루게 돼 ´피라미드 훈련법´으로 불립니다. 운동량과 강도를 증가시키다가 D-50일을 기점으로 스피드와 페이스 조절에 초점을 맞추면서 강도를 떨어뜨려 줍니다.
훈련의 핵심은 ´42.195㎞´와 ´4시간´이라는 엄청난 수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거리를 이기기 위해서는 LSD와 함께 등산이나 크로스컨트리가 좋은 훈련법입니다. 첫 풀코스 도전자는 매주 한번 높지 않은 산을 오르세요. 달리지는 않더라도 4~5시간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숙련된 러너에게는 숲이나 야산에서 달리는 크로스컨트리를 권합니다. 심폐기능.근력.스피드를 길러주고 평지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근육을 고루 발달시킵니다.
시간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속도에 상관없이 3~4시간 쉬지 않고 달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방해받지 않고 오랜 시간 달릴 수 있는 코스를 택해 뛰면서 자세나 주법도 점검해 보세요. 보폭이 너무 크면 체력 소모가 많아지니 줄이는 게 좋습니다.
속도감 있게 달려보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30대 남성의 경우 150~160 정도의 맥박, 즉 마라톤 페이스라고 부르는 제법 빠른 속도로 15~20㎞를 강도 있게 달려보세요.
´파틀렉´훈련을 들어보셨나요. 막바지 훈련을 재미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산길처럼 기복이 많은 곳을 택해 평탄한 장소는 조깅 정도, 내리막은 속도를 붙여서, 오르막은 전속력으로 뛰는 겁니다. 지구력과 스피드가 함께 좋아집니다. 주말에 동호인들과 함께 해보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다만 너무 과하지 않게, 이 훈련이 일주일 전체 훈련의 10%가 넘지 않도록 조절하세요.
대회에 임박해서는 오버트레이닝(과훈련)은 금물입니다. 과훈련은 대회에 필요한 체력을 훈련에 소모하게 만드는, 마스터스 러너들의 가장 큰 적입니다. 대회를 2주 앞두고는 목표 페이스에 맞춰 10~15㎞ 정도 달리면서 감각만 유지하세요.
피로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평소 안 먹던 음식을 먹거나 마라톤에 좋다는 다른 운동을 하는 일은 피하세요. 첫 도전이라면 2주 전에는 90분 정도의 조깅을, 1주일 전에는 60분, 대회에 임박해서는 하루 20~30분 조깅만으로 충분합니다.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 스트레칭은 대회 전날까지 하루 세번씩 합니다.
[황규훈 건국대 마라톤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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