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자마자 어느새 후끈 달아오른 공기가 본격적인 한여름 더위가 이미 상륙했음을 알린다. 더위에 녹초가 돼 비실비실 앓지 않고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여름 건강 백서’를 정리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일단 피한다=외출 30분 전에 얼굴, 손, 귀, 목덜미까지 꼼꼼히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일상 생활에서는 SPF(자외선 차단 지수) 15∼20이면 충분하고, 골프·등산·해수욕 등 야외 활동을 즐기려면 최소 SPF 25 이상으로 서너 시간마다 덧발라 줘야 한다. 자외선A(UVA)까지 차단해 주는 PA++ 이상인 제품을 고른다.
햇빛에 화상을 입어 화끈거리고 아플 땐 얼음 찜질을 한다. 찬 우유나 오이 마사지를 해도 좋다. 물집이 생기면 터뜨리지 않아야 균이 들어가지 않으며, 염증이 생기면 병원 치료가 필수다.
◆익혀 먹고 가려 먹는다=세균 번식이 왕성한 여름철 음식은 가급적 만들어서 바로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웬만한 식중독은 한두 끼 금식하고 수분과 칼로리를 보충해 주면 하루 이틀에 대부분 회복된다. 구토는 위 속, 설사는 장 속의 독소를 몸 밖으로 내보내려는 인체의 자연 방어기제이므로 크게 위험한 것은 아니다. 다만 탈수가 오지 않도록 끓인 물을 자주 마신다.
◆약간 덥다 싶은 편이 낫다=바깥 기온보다 10도 이상 낮으면 인체는 오히려 적응하기 힘들어 하고 그만큼 저항력도 떨어진다.
에어컨을 계속 켜 두면 습도가 낮아지면서 점막이 말라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요즘 여름철 감기가 흔한 이유다. 실내외 온도 차이는 5도 이내로 하고,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게 하며, 하루 한번은 가볍게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냉방병을 막는 길이다. 특히 여성은 허리, 아랫배가 너무 차지 않도록 덧옷을 준비해 보온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열대야를 잊고 푹 잔다=기온이 높으면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중추신경계 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잠을 이루기 어렵다. 자기 전에 에어컨을 한두 시간 틀어 실내 온도를 낮추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따끈한 우유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선풍기를 얼굴 쪽으로 틀어놓고 자는 것은 호흡 곤란이나 저산소증을 일으킬 수 있어 금물이다. 술,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 시간에 일어나는 것. 필요하면 낮에 20분 이내로 ‘깜박 잠’을 자면 된다.
◆잘 먹어야 여름을 난다=입맛 없다고 식사를 부실하게 해서는 한여름을 날 수 없다. 땀 1㎖를 발산시키는 데는 약 0.6㎉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평소보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므로 잘 먹어줘야 한다. 제철 과일과 신선한 야채를 충분히 먹고, 물도 자주 마신다. 너무 기름진 음식보다는 양질의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맛깔스런 균형식이면 별난 보양식 부럽지 않다.
(이지혜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wis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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