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일대학 의과대학 신경생물학과장 파스코 라킥 박사는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새끼를 밴 쥐들에 장시간 초음파를 스캔한 결과 뇌의 발달과정에서 신경원(신경세포)이 제 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방해를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태아의 뇌 발달 과정에서는 뇌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신경세포들이 제 자리를 찾아 이동함으로써 갖가지 정신기능을 수행하는 대뇌피질을 형성하게 된다.
라킥 박사는 새끼를 밴 쥐 335마리를 대상으로 최저 5분에서 최고 420분까지 초음파를 스캔하고 태어난 새끼들의 뇌를 검사한 결과 초음파 스캔 시간이 총 30분 이상인 경우 “적지만 통계상 상당한 의미를 갖는” 수의 신경세포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뇌의 엉뚱한 자리에서 흩어진 상태로 있었으며 제 자리로 이동하지 못한 신경세포의 수는 스캔 시간이 길수록 더 많았다고 밝혔다.
라킥 박사는 이 쥐실험 결과는 인간의 태아에 대한 초음파검사가 꼭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과전문의와 임신여성은 태아에 대한 초음파검사의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신여성에게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쁨을 주기 위해, 그리고 의사는 임신 몇 주인지 그리고 태아가 해부삭상 어떤 결함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태아에 대한 초음파 스캔이 흔히 시행되고 있다. 요즘엔 초음파 스캔을 통해 나타난 태아의 움직이는 모습을 비디오에 담아 보관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
라킥 박사는 그러나 이 쥐실험 결과를 볼 때 태아에 대한 초음파검사가 의학적 목적이 아닌 재미나 호기심에서 시행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방사선학회와 식품의약국(FDA)은 태아에 대한 초음파검사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국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초음파검사가 인간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논문들을 보면 심각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93년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연구논문은 초음파검사를 받은 태아는 왼손잡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또 태아 때 초음파검사를 받은 아이는 출생체중이 낮고 말 배우는 것이 느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제 목 : 초음파, 태아 뇌 발달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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