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가 기억력, 집중력 등 뇌의 인지기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른바 ’케모브레인(chemobrain)’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의료약리학교수 대니얼 실버먼 박사는 항암치료가 뇌의 대사와 혈류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치료가 끝난 후 10년까지 지속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보도했다.
실버먼 박사는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5-10년 전 유방암 절제수술에 이어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16명, 수술만 받은 환자 5명, 유방암 병력이 없는 여성 13명을 대상으로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뇌를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실버먼 박사는 이들에게 10분간의 단기기억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뇌혈류의 패턴을 관찰하고 테스트가 끝난 뒤 휴식기의 뇌대사율(resting metablolism)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항암치료 그룹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테스트 시작과 함께 뇌의 특정부위에 혈류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테스트 성적도 평균 13%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버먼 박사는 뇌의 혈류량이 급증했다는 것은 뇌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히고 이는 같은 두뇌작업을 해도 항암치료 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뇌가 더 많은 일을 해야한다는 뜻인 동시에 항암치료 그룹이 작업시작부터 신경학적으로 불리한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테스트가 끝난 뒤 휴식기의 전두피질 대사율도 항암치료 그룹이 다른 두 그룹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특히 항암치료와 함께 호르몬요법을 병행한 환자들은 기저핵이라고 불리는 뇌부위의 휴식기 대사율이 약8% 낮았다. 기저핵은 생각과 행동을 연결시켜 주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버먼 박사는 ’케모브레인’은 유방암 뿐 아니라 임파선암같은 다른 형태의 암 환자에게도 나타나지만 유방암이 미국여성의 암 사망원인 2위이기 때문에 유방암 환자를 연구대상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케모브레인’이란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나중에 만성적인 기억력, 주의력 저하를 나타내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항암치료 환자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제 목 : "항암치료, 기억력 집중력 떨어뜨린다"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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