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난 아들을 둔 최모(36)씨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다. 할아버지를 ‘하다버지’로, 노래를 ‘노대’로 발음하는 혀짤배기 아들 수환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또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최씨는 늘 노심초사다. 아이가 5살 때까지 할머니 집에서 오냐오냐 자랐기 때문에 혀짧은 소리도 차츰 좋아지리라 생각했지만 7살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아이의 혀짤배기 소리는 치료될 수 있을까?
혀가 긴 사람도 혀짧은 소리를 낼 때가 있는 것처럼 혀가 좀 짧아도 유창하게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혀 짧은 소리를 내는 아이들 중에는 정말로 혀가 짧은 것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조진생 교수는 “발음이 나쁜 아동의 경우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되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혀 짧은 소리를 내는 아이가 있을 경우 대수롭게 않게 넘기지 말고 조기에 진단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혀를 내밀었을 때 이나 입술을 벗어나지 못할 만큼 혀 길이가 심하게 짧을 땐 설소대(혀를 들어올렸을 때 보이는 가는 띠)를 절개하는 수술이 일반적이다. 또, 혀 길이가 길더라도 설소대가 혀 앞쪽에 붙어 있어 혀를 내밀었을 때 혀끝이 V자 모양으로 되는 경우도 수술 대상이 된다. 외국에서는 설소대가 짧은 성인들도 발음상의 문제가 아닌 다른 이유로 수술 받곤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설소대가 짧을 경우 딥 키스에 지장을 주기도 하고, 잇몸에 음식물이 낄 경우 혀로 빼낼 수 없는 불편함도 따르기 때문이다.
혀를 거의 내밀 수 없을 만큼 혀가 짧은 아이라면 언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인 3~4세 이전에 설소대 절제술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이후에 수술할 경우 혀가 이미 굳어져서 언어치료를 함께 받아야 혀짤배기 소리가 교정될 수 있다.
혀를 지탱하는 끈을 자른다는 생각에 많은 엄마들이 혹시나 위험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지만 의사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조경래 교수는 “마취 방법은 병원마다 다양한데 주로 수면마취를 통해 아이를 재워서 수술한다”며 “수술 시간은 15~20분 정도로 간단하며 마취가 깨고 나서는 점심을 먹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간단한 수술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거의 없다. 관악이비인후과 전병선 원장은 “설소대를 꿰매다가 악하선(顎下腺)이라고 하는 침샘 구멍을 함께 꿰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설사 이 구멍을 건드려 잘못 건드려 혀 아래의 바닥부분이 부풀어올랐다 하더라도 그 부분의 실밥을 터주면 된다”고 말했다.
한때 엄마들 사이에서는 ‘L’, ‘R’과 같은 영어발음을 잘하게 된다고 해서 일부러 설소대 절제술을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혀가 극히 짧은 경우가 아니고 정상인 경우라면 설소대를 절개한다고 해서 영어 발음이 더 유창해지지는 않는다.
제 목 : [조선]혀짤배기 우리 아이, 대책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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