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타임즈]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스트레스연구소(AIS)에서는 스트레스를 이기는 다양한 방법을 조사해 미국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스트레스에는 활발한 보행과 수영이 좋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운동이 됐든 싫증나지 않고 재미있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운동은 스트레스 때 생기는 아드레날린을 소모한다.
또 운동 뒤에는 부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돼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힌다. 또 심폐 기능을 강화시켜 스트레스에 과민하지 않게 만든다. 또한 마음에 쌓인 울화도 운동을 하면 잊을 수 있게 된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모니카 플레슈너 교수는 운동이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를 막아준다는 것을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그는 쥐에게 외래 단백질을 주사해 이 스트레스에 대해 어느 정도 면역력이 생기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전후에 운동을 한 쥐가 운동을 하지 않은 쥐보다 면역 기능이 강하고 스트레스에도 잘 견뎠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늘 운동을 하는 사람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음 방법은 긴장을 푸는 심호흡과 근육 이완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숨은 낮아지고 빨라진다. 이런 때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 각종 신체 반응이 정상적으로 되돌아온다. 우선 열까지 세면서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배는 나와도 가슴은 나오지 않게 숨을 쉬는 복식 호흡을 5∼10회 정도 반복한다. 깊은 호흡은 횡격막을 움직여 부교감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스트레스 때 흥분된 교감신경을 가라앉힌다.
근육 이완 방법으로는 두 팔을 들어 올렸다가 자유 낙하 하듯이 힘을 최대한 빼고 팔을 떨어뜨리는 것이 가장 손쉽고 좋다. 편안한 자세로 드러누워 5∼10까지 세면서 신체의 특정 부위를 최대한 긴장시켰다가 힘을 완전히 빼는 방법도 있다. 이런 식으로 이마, 귀, 눈, 입, 목, 어깨, 팔, 손, 손가락, 가슴, 배, 허벅지, 종아리, 발 순서로 한다.
명상도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를 낮춘다. 하루 20분 정도 반복하면 좋다. 눈을 감거나 바로 앞의 물체를 보고 심호흡을 하는 게 쉬운 명상 방법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단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된다. 친한 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글을 쓰는 것도 좋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도 스트레스를 줄이고 목적을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매우 다급한 상황에서 한마디 유머는 스트레스 호르몬 레벨을 뚝 떨어뜨린다고 한다.
직장과 가정에서 친구 관계를 강화해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스트레스에 잘 견디는 사람은 대체로 친구 관계가 좋고 사회적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자기를 지지해 줘도 스트레스 때 혈압이 낮아진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총동원해 아무리 스트레스를 이기려 해도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내 이를 없애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직장일과 같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려면 스트레스의 원인을 분석하고, 일의 우선 순위를 재점검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잡일을 줄이고 가능한 한 운동과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짤막한 일기를 써서 하루를 정리하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무기력하다거나 화가 났다면 자신의 증상과 그날 성취한 일을 간단히 적는다. 이렇게 하다 보면 몇 주 뒤에는 스트레스의 요인과 해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 된다.
현대인의 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육체 노동은 줄고 하루 종일 머리만 굴리는 노동이 보편적인 직업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생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언제 실업자가 될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해 가고 있다.
자신을 지지해 주었던 마을 공동체, 가족 공동체도 해체되어 가고 있다. 이런 엄청난 환경 변화 속에서 스트레스는 현대인을 파괴하는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고 있다.
한국인은 스트레스를 다른 나라 사람보다 더 많이 받고 산다. 우선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이 사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청소년은 입시 지옥에 시달린다. 서울대 의대 조맹제 교수팀이 부천 시내 중고생을 조사한 데 따르면 남학생의 34%, 여학생의 47%가 우울증 증상이 있다. 최근 2주 동안 자살 충동을 가졌던 남학생은 23%, 여학생은 28%나 됐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경험하고 있지만 한국 학생 4명 중 1명이 최근 2주 동안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한국과 일본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높아 이로 인한 ‘과로사’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통용될 만큼 일반적인 단어로 되고 있다.
이런 스트레스가 싫어 많은 한국인이 이민을 택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이민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 미국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백인보다 흑인이나 아시아인들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항상 소수민족의 서러움과 차별 속에서 울분을 달래야 하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학교, 직장 나아가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조직적인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일본에서는 스트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직장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
제 목 : 스트레스는 몸을 갉아먹는 최대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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