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널 손톱만큼도 안 좋아해”, “양심이라곤 손톱만큼도 없지...” 등등 사람들은 으레 ’작은 모양새’나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의미로 손톱만큼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 이런 표현을 보면 손톱은 박대당하고 있는게 분명한 듯한데 우리 몸에서 만큼은 중요하기 그지없다.
‘건강의 척도’라고 불리우는 손톱은 그 모양새나 두께, 색깔에 따라 체내 장기에 대한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인체의 생리 및 병리 변화가 충분히 반영된 스크린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나아가 현재 손톱은 단순히 손가락을 보호하는 딱딱한 물질의 의미를 넘어 아름다운 손을 표현하는 미의 거울로까지 여겨지고 있으니 크기를 떠나 ‘손톱만큼’이란 말은 이제 ‘아주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을 이르는 말로 바꿔도 괜찮지 않을까.
◇‘섬섬옥수’ 되려면 건강한 손톱이 관건= B.C. 3000년 경 이집트의 상류층 남녀들이 관목에서 나오는 헤나라는 염색약을 손톱에 물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네일아트는 ‘섬섬옥수’와 같은 손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여성들을 유혹해 왔다.
이에 따라 현재 네일아트는 단순한 손·발톱 관리 차원을 벗어나 미와 건강을 표현한 예술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최근 그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부작용으로 인한 손톱건강에 적신호가 우려되고 있다.
생물학적 이론에 따르면 손·발톱의 평상시 수분 함유량은 총 질량의 16% 정도. 손발톱은 최대 30%까지 수분을 머금을 수 있을 만큼 물에 불기 쉽지만 반대로 건조해지기도 쉽다. 그만큼 손톱에도 수분조절이 중요한데 강한 자극성의 매니큐어와 세정제는 손톱의 수분 흡수를 방해하게 된다.
특히, 네일아트 시술 시 에나멜 등의 착색제와 세정제인 아세톤, 인조 손톱을 고정하는 본드의 사용이 반복됨에 따라 손톱이 상하고 주변 조직에 염증을 유발하고 있는 것.
◇시술 전, 손톱상태 꼼꼼히 체크해야= 한국프로네일협회 김미순 교육위원장은 “손톱의 수분 흡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끝이 잘 쪼개지거나 부스러져 여러 개의 엷은 층을 만들게 된다”며 “만약 심해질 경우 지나친 사용을 절제하고 보습제와 피부 연화제를 지속적으로 발라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네일아트 시술 시, 무엇보다 자신의 손톱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고 상담 후 실력이 확실한 전문가에게 시술을 받아야 한다”며 “단순히 멋을 부리기 위함이 아닌 손톱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시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칫 그 의미가 무분별해 질 수 있는 만큼 네일아트의 목적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피부과 전문의들은 “하루에 0.1~0.5mm 씩 자라는 손톱은 연분홍색에 투명감이 있는 것이 건강하다고 여겨지는데 요즘 손톱의 지나친 치장으로 인해 손톱질환으로 방문하는 여성 환자가 적지 않다”며 손톱건강의 적신호를 우려했다.
◇네일아트에 따른 부작용은 어떤 것= 한 피부가 전문의는 네일아트와 연관된 3가지 주요 부작용으로 첫째, ‘감염’을 꼽았다. 감염은 네일 아트에 사용되는 기구들이 철저한 소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 일어난다. 이는 진균(무좀균, 곰팡이) 감염이나 손톱주위 피부에 자주 발생하는 사마귀를 발생 시킬 우려가 높다. 따라서 솜, 파일, 오렌지우드스틱, 비닐장갑, 샌딩 블록 등은 반드시 1회용을 사용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손톱주위의 피부손상’이다. 주로 손톱이 시작되는 부위나 손톱 측면의 피부를 너무 과도하게 다듬거나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손톱과 피부 사이에 틈이 생겨 세균이나 유해물질이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때,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염증이던 것이 악화돼 심한 통증과 함께 고름이 찰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평소에 손톱이 쉽게 갈라지거나 부서지는 소위 ’조갑 박리증’이 있는 경우에 주로 나타나는 ‘손톱손상’. 이는 매니큐어를 지우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아세톤 성분이 손톱을 극도로 건조하게 해 발생하므로 “네일 리무버는 한 달에 두 번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손톱은 너무 길게 관리하기 보다는 되도록 짧게 자르되 양 끝은 사각으로, 가운데는 둥근 모양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손톱 주위 피부의 손질은 반드시 필요한 일은 아니지만 만일 손질이 필요하다면 너무 바짝 다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화된 네일아트, 손톱건강 책임 진다= 한국프로네일협회 김 위원장은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손톱 변형이 심하게 나타날수록 보기 싫은 부분을 일단 감추려 해 손톱 치장을 더 두껍게 함으로써 증상을 악화시킨다”며 “이는 자주 시술을 받은 사람들에 한하며 주변 피부와 뿌리의 손상이 심해지면 새로운 손톱도 변형이 되는 등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피부과의 진단을 통해 초기에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네일아트가 손톱에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데 대해 김 위원장은 “네일아트 자체가 손톱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니며 건강차원에서 함께 시술 되고 있는 만큼 네일아트가 손톱에 미치는 장점도 많다” 며 “서툴고 잘못된 시술이 먼저 개선되어야겠지만 그로 인해 먼저 피해 입은 여성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네일아트 자체를 폄하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