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인 H5N1을 포함한 A형 독감바이러스의 “아킬레스腱”이 발견됨으로써 독감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길이 열렸다.
미국 라이스 대학 구조생물학교수 타오 이지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12월7일자)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A형 독감바이러스의 “급소”는 핵산단백질(nucleoprotein)에 들어있는 기다란 꼬리고리(tail loop)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타오 박사는 독감바이러스 증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핵산단백질의 원자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히고 이 핵산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작은 고리가 첩첩이 쌓인 원주(圓柱) 모양의 꼬리로 이 꼬리고리는 A형 독감바이러스의 변종들 거의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표적으로 한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면 그 어떤 변종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감 바이러스는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누어지며 이 중 A형은 AI바이러스인 H5N1와 홍콩 독감 같은 계절성 독감바이러스들이 포함된다. 1918년 수 천만명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역시 이에 속한다.
타오 박사는 A형 독감바이러스는 다른 정상세포를 낚아채면 이 원주모양의 꼬리고리를 형성해 세포를 감염시키기 때문에 바이러스 증식에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 꼬리고리는 약30가지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단 하나라도 변이되면 핵산단백질이 꼬리고리를 형성하지 못해 증식과 확산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타오 박사는 설명했다.
이 새로운 발견으로 AI바이러스를 포함한 A형 독감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방법이 개발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AI을 포함한 독감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로슈 제약회사)와 렐렌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 제약회사)는 독감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단백질인 뉴라미니다제의 핵심부분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일부 H5N1은 벌써 타미플루에 대한 내성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이 시급한 형편이다.
/ 런던 로이터.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