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까만 얼굴 만드는 음주 다이어트(다음))

할리우드 연예 가십란을 훑다보면 모델들이 보드카와 같은 술로 다이어트를 한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읽을 수 있다. 알코올 다이어트라니. 가당키나 한 것일까. 남의 나라 얘기려니 하던 차에 얼마 전 국내에서 열흘 동안 술만 마시며 5킬로그램을 감량했던 30대 여성이 숨졌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정말 술만 마시며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고기만 먹고, 라면만 먹는 다이어트와 뭐가 다르겠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일단, 극단적인 성향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조심스레 말하고 싶다.    


맥주 마실까, 소주 마실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친목을 위해 술을 마시는 게 보통. 허나 살을 빼기 위해 맥주를 마실까 소주를 마실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말은 불고기 피자를 먹을까 수퍼슈프림 피자를 먹을까 하는 것과 비슷한 생각이다.


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칼로리가 상당하다. 맥주 한 병이 약 240kcal, 소주 한 병이 약 630kcal나 된다. 맥주가 훨씬 낮네 할 수 있겠지만 반가운 것만도 아니다. 맥주나 와인 같은 발효주는 소주 위스키 같은 증류주보다 살이 찌기 쉽다. 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과음하면 위궤양을 일으키기 쉽고 간장에 부담을 준다. 자연스레 지방간이 되고 이어 간경화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리재보고 저리재보아도 맥주니 소주니 저울질하며 마시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방축적 열심히 돕는 알코올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에너지를 내는 고열량 식품. 탄수화물이 4kcal, 지방이 9kcal인 것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열량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그렇다면 알코올이 지방으로 바로 변할까 그건 아니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직접 지방이나 탄수화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혈액순환이나 체온을 올리는데 쓰이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대사가 무척 빨라 다른 영양소의 순환을 방해하고 지방이 몸에 축적되는 것을 돕는다. 덕분에 곁들여 먹은 안주는 족족 살이 된다. 술을 마신 뒤에는 식사량을 조절하고 몸을 많이 움직여야 살 찔 염려가 없다. 


문제는 대개 밤에 술을 마신다는 것. 마시고 잠드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요리조리 다른 영양소의 대사에 간섭을 하고도 남는 에너지원이 지방 조직으로 쌓여 뱃살로 변하기 시작한다.  


끝이 보이는 알코올 다이어트   


알코올 다이어트 효과를 보고 있다는 한 여성은 아침과 저녁은 소량만 먹고 저녁에는 술과 야채만 먹는다고 한다. 잠도 잘 오고 배도 고프지 않아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주량도 꽤 늘었다.


당장은 체중계 바늘이 왼쪽으로 기웃거리니 기쁜 마음이 들겠지만, 거칠어진 피부와 다크서클, 쓰린 위 등에 서서히 마음이 쓰이기 시작할 것이다. 습관성 음주는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간 기능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심장이나 뇌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 체중 좀 줄이려다 병든 오장육부와 까만 얼굴을 갖게 될 수 있다. 아차! 싶어 끊으려 할 때는 이미 중독 증세가 나타나 ‘술 생각’이 간절해진다.   


술술술… 백약지장, 백독지원  


술자리 많기로 공식인정 받은 연말연시. 몸도 찌뿌듯하고 속도 허하다. 술 마신 다음날은 물을 많이 마시거나 알코올을 해독해주는 갈근과 진피를 달여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술을 ‘백약지장(百藥之長), 백독지원(百毒之源)’이라고 한다. 조금 마시면 따뜻한 성질이 약력을 위로 보내고, 경락을 잘 소통하게 하여 모든 약의 으뜸이 되지만, 과음하게 되면 모든 독의 근원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 얼굴에는 위와 대장의 경락이 주로 흐른다. 술을 마시게 되면 위열을 만들어내 위 경락을 타고 열이 얼굴로 올라온다. 혈액순환이 왕성해져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다. 특별히 소량의 술을 마셔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사람은 술을 안 마시는 게 낫다. 한방에서 체질개선을 하는 좋은 방법들이 많이 있지만, 좋아진 체질로 술을 먹는 것은 더욱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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