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 바다를 헤엄치는 푸른 생선 한 마리, 피시 오일
글_김정하(영동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지방에는 나쁜 지방과 좋은 지방이 있다.
나쁜 지방은 포화 지방산, 트랜스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이며, 필수 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은 좋은 지방이다. 나쁜 지방 중 불포화 지방산을 가공하여 식품의 조리 과정에 사용하기 쉽도록 반고형으로 만든 트랜스 지방산은 음식의 보존 기간을 높이고 값이 싸기 때문에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제조에 많이 쓰이고 있다. 포화 지방산인 동물성 기름보다 식물성 기름을 반고형화한 대표적 트랜스 지방산인 마가린이 몸에 좋다고 잘못 알려져서 가정에서도 마가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트랜스 지방산이 포화 지방산 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미국식품의약품청(FDA)은 2006년 1월까지 모든 식품에 트랜스 지방산 함량 표기를 의무화 했으며, 가능한 한 트랜스 지방산의 섭취를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조치로 해마다 600~1200건의 심혈관계 질환과 250~500건의 사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인의 영양권장량’에서는 총 열량의 15~30%를 지방으로 섭취하며, 지방의 종류별로 볼 때는 포화 지방산 10% 미만, 트랜스 지방산 1% 미만, 불포화 지방산 6~10% 이며, 불포화 지방산은 오메가-6 지방산 5~8%, 오메가-3 지방산 1~2%, 콜레스테롤 300mg 미만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필수 지방산에는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이 있으며, 오메가-6 지방산은 곡류, 고기, 대부분의 씨앗 기름(옥수수기름, 보라지 오일, 땅콩기름, 프림로즈 오일, 참기름, 해바라기 기름 등)에 많으며, 오메가-3 지방산은 캐놀라 오일, 피시 오일, 콩기름(다른 기름에 비해 오메가-6 지방산의 함량이 많다), 호두 기름, 아마인유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주로 EPA와 DHA로 구성되어진 피시 오일은 오메가-3 지방산의 가장 중요한 공급원이기 때문에 오메가-3 지방산과 피시 오일은 혼용하여 사용되어진다. 최근 오메가-3 지방산은 항염증 작용, 항혈전 기능, 항동맥경화 작용, 중성지방 감소,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 강하 효과가 있으며, 여러 가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들의 전구체인 오메가-6 지방산의 조절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미국 의학회지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을 때 사용하는 약들과 피시 오일을 사용한 여러 논문들을 종합분석했을 때 약과 피시 오일 모두 사망률을 낮추지만, 약을 사용한 것보다 피시 오일을 섭취했을 때 심장에 기인한 사망률과 총사망률이 더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도 2.6~6g의 피시 오일을 최소 8~12주간 사용 시 통증조절과 진통제 사용 경감 효과가 여러 연구들에서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증거가 명백하지는 않지만, 피시 오일의 섭취가 조기진통을 감소시키고, 영아의 신경계와 망막의 성장을 향상시켰다는 연구들에 근거하여 2002년 미국식품의약품청(FDA)에서는 분유에 오메가-3 지방산의 보충을 승인하였으며, 2004년에는 생선의 수은 함량을 고려하여 임산부, 수유부, 어린이의 생선권장량을 발표하였다.
임산부, 수유부, 어린이가 먹지 말아야 할 생선은 상어(shark), 황새치(swordfish), 옥돔(tilefish) 등이며, 일주일에 한번(약 170g) 섭취 가능한 생선으로 날개 다랑어, 민물고기와 인근 해안에서 잡은 생선 등이 있으며, 수은 함량이 낮은 새우, 통조림 참치, 연어, 북대서양 대구, 메기류 등은 일주일에 두 번(약 340g) 섭취 가능한 것으로 분류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국민 건강 영양 조사를 근간으로 2004년 ‘한국인의 대표식단 중 오염물질 섭취량 및 위해도 평가’ 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고등어, 꽁치, 다랑어 등에 포함된 수은 함량은 비교적 낮아 임산부, 수유부, 어린이도 일주일에 2회까지 섭취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대의학이 넘어야 할 산인 암에 대해 현재까지 연구된 오메가-3 지방산의 효과는 암 발생률을 낮추지 못하고, 수술 후 합병증, 병원 재원 일수, 영양 상태 개선, 사망률 등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몇몇 동물 실험에서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전립선암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증식을 억제한다는 결과들이 있었으며, 세포의 분화와 사멸을 촉진한다는 연구들이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의 염증성 장질환, 천식, 아토피, 신장 질환, 뇌졸중이나 치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일관되지 않거나, 제한적이어서 이들 질환의 치료나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의 섭취나 보충은 좀 더 신중해야할 것으로 여겨진다.
대부분의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 한 캡슐은 180 mg의 EPA와 120 mg의 DHA로 구성되어 하루 3회 복용 시 약 1g의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하게 되며, 어떤 제제는 청정 해역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들었다는 보증서까지 첨부되어 있다. 대부분 특별한 부작용 없지만 환자들이 보충제 복용 시 제일 힘들어하는 것은 역한 생선 냄새로 최근에는 여러 과일 향을 첨가하여 먹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한 제제도 있다. 이외에 소화장애, 저밀도 지단백 증가, 출혈 시간 증가, 당뇨환자에서 혈당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여러 연구들에서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하루에 3g (보충제 10캡슐) 이상의 피시 오일을 복용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멍이 들거나 코피가 잘 멎지 않는 등의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고, 의사와 상의하여 필요하다면 저밀도 지단백, 혈당의 추적 관찰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오메가-3 지방산, 피시 오일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으며, 건강에 대한 피시 오일의 이점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오늘부터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식탁에 등푸른 생선 한 마리씩올리는 것이 어떨지 ….
 피시 오일에 섭취 권장안 - 미국 심장 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이상 다양한 등푸른 생선을 먹도록 하고, 식단에 아마인유, 캐놀라 오일, 콩기름을 사용한다.
이미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매일 생선에서 EPA+DHA 1g (고등어나 꽁치 100g)을 섭취하도록 하고, EPA+DHA 보충제는 의사와 상의한다.
고중성지방 환자들은 의사와 상의하여 정제로 EPA+DHA를 하루에 2~4g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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