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아이들은 단 것을 좋아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청량음료를 조금이라도 멀리하기 위해 권하는 과일맛 우유. 과연 얼마나 몸에 좋을까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실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과일맛 우유들에는 설탕이 빠져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권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 수치만으로 본다면 콜라와 과일우유간의 차이점은 미비하다.
당의 종류가 다르기에 차이는 있지만 당뇨병 환자들에게 위험하다는 점과 비만을 부추킬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 콜라, 사이다와 당도차이 크지 않다
웰빙 바람이 거세지면서 아이들에게도 음료수 대신에 우유나 물을 마시도록 권하고 있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많이 마시고 있는 과일맛 우유들은 단맛을 내고 있는 원료로 액상과당을 사용하고 있다.
‘무설탕’이라고 표기되는 과일맛 나는 유제품들을 부모들은 ‘콜라, 사이다보다 낫겠지’하는 심정으로 골라주고 있지만 액상과당을 사용하는 한 당이 주는 부작용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과거 소비자보호원에서 제시한 ‘웰빙강조 우유제품의 안전실태 조사’에 따르면 과즙 함유 유제품의 당도는 콜라, 사이다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
콜라가 100㎖당 당 함량이 12.6g, 사이다가 10.3g인데 비해 과즙함유 우유는 10.08g으로 상당히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흰 우유가 4.42g, 곡물함유 우유가 6.48g인데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게다가 한 번에 마시는 양이 탄산음료에 비해 높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당을 섭취하는 원으로 제시될 수 있다. 물론 탄산음료에 사용되는 당과는 종류가 다르지만 흡수율에서 차이가 날 뿐 여전히 당뇨병환자들에게 위험하며, 비만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역시 동일하다.
◇ 포도당으로 변화되는 등 효과는 ‘동일’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에서 저자인 아베 쓰카사에 따르면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이 분리되어 있는 상태여서 순식간에 흡수되어 혈당치를 급격하게 올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베 쓰카사는 식품회사에서 일하던 장본인으로 최근 자신이 식품 고나련 회사들에서 일하던 경험을 살려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을 저술했고 국내에도 번역돼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미국의 그렉 크리처는 자신의 저서인 ‘비만의 제국’을 통해 액상과당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분해과정을 거치지않고 간에 고스란히 도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이 액상과당이 건강에 심각한 장해를 주고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희의료원 임상연구센타 오미혜 계장 역시 액상과당이 당뇨환자들에게 당을 올리는데 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한다.
오 계장에 따르면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로서 과당은 포도당과 비슷한 구조로 설탕과 동일한 열량과 2배정도의 단맛을 가지고 있다. 이 과당은 쉽게 포도당으로 변하며 혈당을 올린다.
또 많이 마시면 혈중 지방수치를 올려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 액상과당이 콜라에 사용되는 설탕보다 인슐린 분비를 덜 올려주는 효과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동일하게 포도당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은 포도당이 지방으로 변화되는 효과 등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역시 액상과당이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설탕 등의 감미료는 단당류로 포도당 전환이 빠르지만 이당류로 분류되는 액상 과당이 다당류로 분류되는 과일보다 섭취가 훨씬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포도당은 근육활동이나 뇌활동의 에너지원이지만 고혈당을 불러올 수 있어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당연히 위험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섭취된 당분은 지방으로 변해 비만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 액상과당은 인스턴트 붐의 ‘원조’
이 액상과당은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 달리 인스턴트 식품의 혁명의 근원이다. 과거 닉슨대통령 시절, 미국에서 농산물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옥수수를 사용하는 액상과당을 출현시켰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바로 이 액상과장이 인스턴트식품의 혁명을 불러일으켰고, 30년 동안 미국내에서 액상과당의 사용량은 10배로 늘어났다. 그리고 오늘날 미국 국민들의 비만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청량음료에 비해 액상과당이 들어간 과일향 우유가 덜 위험하다는 사실에는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당이 주는 부작용에서는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경희의료원 오미혜 계장은 아이들에게 과일향 우유를 통해 단맛에 길들여 질 수 있어 일반 흰 우유나 저지방우유가 낫다고 충고한다. 과일맛 ‘우유’라고 해서 안심하고 먹이다 보면 오히려 마시는 양이 많은 과일향 우유가 더 당을 많이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근 기자 windfly@md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