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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중앙]조기치료로 '무릎 회춘' |
"아이구! 다리야." 서울에 사는 정모(45)씨는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설연휴때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형님가족·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레면서도 어머니의 얼굴만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괴롭다. 3년전만해도 문밖까지 나와 손주들을 얼싸안고 얼굴을 부벼대며 기뻐하던 어머니가 관절염을 앓고 나면서부터 바깥 거동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한 겨울에는 특히 심해 아예 집 밖으로 나서는 건 엄두도 못 낸다.방안에서도 힘겨운 모습으로 앉아 아들 내외와 손주 얼굴을 마주하고서도 '무릎이 아프다'는 말을 반복할 때마다 마음이 쓰라리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러다 방구석에 누워만 계시다 돌아가시는 건 아닌지…"란 생각까지 치달으니 보름후 고향에 내려갈 발걸움이 무겁기만 하다.
나이가 들고, 힘에 부치는 일이 잦아지는 노년의 관절염-. 노년에 접어든 여성들이라면 피해가기 어려운 관절염의 고통이 다시 가족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도대체 치료의 길은 없을까?" 관절전문클리닉 목동 힘찬병원으로부터 그 가능성을 들어봤다.
◆관절염,남의 일 아니다
관절염은 65세이상 여성 10명중 8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팔·다리·어깨·무릎 등 관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생기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무릎에 관절염이 집중되는 편이다.
정상적인 무릎 관절은 뼈와 뼈 사이에 부드러운 연골이 있어 뼈가 맞닿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연골이 서서히 닳아 뼈와 뼈가 맞닿고, 윤활액도 감염되면서 무릎이 붓고 통증이 뒤따라온다. 50대 후반에 나타나 60대 이후부터 증상이 심각해지고, 여성에게서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걸레질을 비롯, 앉은 채로 활동하거나 작업이 많은 좌식 생활문화때문에 여성환자가 90%나 된다.
게다가 갈수록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아이를 돌보는 할머니들이 늘다보니 노인 여성들의 관절염 발생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이를 안거나 들어올리면서 관절에 무리가 간 경우도 있지만 아이를 돌보면서 집안 일을 거들어야 하는 상황이 관절염을 앓게 되는 환경이 된 것이다.
◆방치보다 치료해야
거동조차 어렵고, 그러다보니 운동부족에 따른 추가 질병이 뒤따르는 심각한 질환이 관절염이다. 하지만 관절염을 대하는 세태는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다보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보니 쉬운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게 관절염이다.
초기 관절염은 겉으로 이상을 발견하기 힘들다. 무릎이 붓거나 계단을 오르 내릴 때 불편한 정도다. 관절염 약을 먹고, 물리치료와 연골에 주사처방 정도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중기로 넘어가면 상황이 다르다. 다리가 휜듯한 느낌이고, 뼈가 정상과 달리 군데군데 튀어나와 보인다. 걸을 때도 아프다. 내시경을 관절 안으로 집어 넣어 연골을 다듬고 정리해주는 관절내시경 치료가 동원돼야만 한다. 환자의 뼈 연골을 이식하거나, 연골세포배양술·미세천공술을 이용해 연골을 되살려주는 방법을 쓴다.
문제는 말기로 이른 경우다. 겉으로 보면 다리가 'O'자 모양이다. X레이를 찍어 보면 연골은 이미 닳아 없어져 있다. 키가 줄고, 일어설 때도 무언가를 짚고 일어서야 한다. 고통으로 밤잠을 설치는 건 다반사다. 현재로선 수술만이 해결책이다. 인공관절을 이용해 손상된 뼈를 대체해주는 인공관절 수술법을 쓸 수 밖에 없다.
이수찬 목동 힘찬병원 원장은 "관절염을 노인들 만의 일이라고 보거나 관절염을 앓고 있으면서 무작정 방치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조기검진으로 제 때 치료하면 효과는 더 커진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계단 오르내릴때 아프면 관절염" - 이수찬 목동 힘찬병원 대표 원장 인터뷰
관절염에 대한 오해와 방만한 대응으로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목동 힘찬병원의 이수찬 대표원장이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의 말을 풀어놨다. 그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1만2000차례의 인공관절 수술 기록과 4000차례의 관절내시경 수술기록을 보유한 국내 관절수술 분야의 전문가다.
-유독 여성들이 관절염을 앓는다. 이유가 있나.
"사례를 보면 국내는 여성이 92%나 된다. 반면 미국은 65% 정도다. 여성이 압도적이다. 선 자세가 아니라 앉아서 작업하는 환경과 문화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걸레질 등이 대표적인 예다. 남성의 경우 미국이 우리나라에 배해 관절염 환자 비율이 많다. 비만 체격이 많고, 스포츠를 즐기다 생긴 외상 후유증때문이다. "
-관절염 치료기 등 보조기구로 치료할 수 있다는 말도 있는데….
"레이저.음이온 등을 이용한 보조기 등이 알려지고 있다. 그야말로 경미한 관절염 환자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사례일뿐 치료 기법이라는데는 공감할 수 없다. 더불어 연골영양제·식품 등 건강보조식품도 환자들의 눈을 끌고 있지만 차라리 식품보다 의사의 처방에 따른 약을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 건강보조식품은 비싼 반면 효과는 적다. 하지만 약은 비용보다 효과가 크다. 꼭 필요한 처방만 하기 때문이다."
-관절염 신호를 꼭 짚어줄 수 있다면….
"계단을 내려올 때 아프다면, 100m를 쉬지 않고 걸을 수 없다면, 다리가 눈에 보이게 휘고 있다면, 무릎이 붓는게 2주이상 지속된다면 관절염이다. 반드시 병원으로 직행해야 한다. 두번 생각하지 말기를 권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치료가 그렇지만 특히 관절시술은 90%에 가까운 기능을 찾도록 만드는 것이다. 관절염 환자 모두가 인공관절 시술의 대상도 아니다. 가능한 적게 자르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기술은 결국 의사의 경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인공관절 수술은 성공률이 98%에 이르고, 10~12일 후면 퇴원한다.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든 그렇지 않든 운동은 필수다. 근육이 단단해야 관절에 가는 무리도 적기 때문이다.
하루 30분 산책 관절근육 강화에 도움
관절염을 앓게 되면 운동이 두렵다. 아프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근육이 약화돼 관절염은 더 악화된다. 운동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무릎관절 운동으론 누워서 다릴 들어올리는 동작이 좋다. 다리를 쭉 편 상태에서 10~20㎝ 들어올리고 10초간 자세를 유지한 뒤 바닥에 다시 다리를 내려 놓는다. 하루에 100번 이상 하는게 좋다.
하루 30분이상 가볍게 산책을 하면 관절근육 강화에 도움을 준다. 아스팔트보단 충격흡수가 좋은 잔디나 흙바닥이 좋다. 실내 자전거 운동은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좋은 운동이다. 수영 등 물속에서 하는 운동은 관절염 환자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운동이다. 풀 안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관절강화에 도움이 된다.
관절염 예방 생활수칙
1.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은 기본이다.
2. 비만은 관절에 부담이다. 정상체중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
3. 관절염은 더위.추위.습기에 민감하다. 관절은 따뜻하게 해야 한다.
4. 무릎을 꿇는 자세는 관절에 무리다. 가급적 의자에 앉자.
5. 신발은 굽이 낮고 바닥이 두꺼우면 좋다.
6. 재래식 변기보단 좌변식 변기가 낫다. 욕실바닥이 미끄럽지 않아야 한다.
7. 세면과 집안 일을 할 때 앉는 자세는 곤란하다.
8. 무거운 것을 들지 않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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