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조선]날계란이 목소리의 적이라고?

아나운서 면접시험을 앞둔 김지연 씨는 목소리 성형을 위해 얼마 전 음성센터를 방문했다가 뜻밖의 얘기를 들어야 했다. 평소 부자연스러운 발성연습으로 성대에 굳은살(결절)이 생긴 것이다. 김 씨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다소 거칠었다. 의사는 김씨에게 장기간의 아나운싱 연습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매력적인 목소리를 내려다가 목소리를 되려 망치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잘 모름직한 목소리 상식을 정리했다.


날계란은 목소리의 적


고운 목소리를 위해 흔히 날계란을 떠올린다. 유들유들한 감촉이 성대를 매끄럽게 하리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날계란의 끈끈한 단백질 성분은 성대에 늘러 붙어 진동을 나쁘게 한다. 성대점막을 촉촉하게 하면서 성대에 들어붙지 않는 것으로는 물이 최선이다. 하루 6~10잔 이상의 물을 마시면 성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단 카페인이 들어있어 목을 건조하게 하는 커피나 홍차, 녹차는 삼가는 것이 좋다.


목소리 성형은 미용성형이 아니다


목소리 성형은 아름다움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미용성형과는 다르다. 성대 자체에 문제가 생겨 목소리가 떨리거나 갈라지거나 탁하거나 쉰 상태가 지속된 사람들에게 목소리 성형이 해당된다. 발성치료만으로 원래의 목소리를 찾기 어려울 경우 불가피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성대를 가졌음에도 더 매력적인 목소리를 갖기 위한 목소리 성형은 행해지지 않는다.


기교 섞인 목소리, 성대 망가뜨린다


목소리를 예쁘거나 멋있게 내려다가 더 이상해질 수 있다. 성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굳은살이나 염증 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성대모사나 모창을 했을 때도 나타난다. 실제로 1990년대 초 미국에서는 영화배우 험프리보가트로렌바콜의 낮고 교양있는 목소리를 따라하다 발성장애가 생긴 사람들이 많았다. 평소 자연스럽고 즐겁게 이야기를 해 성대에 충격을 덜 주는 것이 좋다.


몸이 건강해야 목소리도 건강하다


목소리를 좋게 하려면 몸부터 챙겨야 한다. 체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면 성대도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후두암, 갑상선암, 폐암, 뇌나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목소리가 서서히 쉬면서 성대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성대를 조절하는 후두신경이 뇌, 폐나 심장, 갑상선 등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다른 이유 없이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면 몸의 이상신호를 인식해야 한다.


목소리도 늙는다


나이가 들면 성대 점막이 노화되고, 성대 근육 위축, 성대 건조가 생긴다. 성대 근육이 위축되면 성대 자체의 볼륨이 감소하고 밀착이 되지 않고 틈이 생긴다. 그러다보니 발성 자체가 어렵다. 노화가 심해지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갈 때 성대를 완전히 닫게 하지 못해 사레 들리는 일이 잦아진다.


성대도 운동을 해야 건강해진다


성대 건강을 위해 말을 아끼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운동이 신체 근육을 좋게 하듯, 성대 근육이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적절하게 성대가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평소 후두를 손으로 가볍게 마사지한다거나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내는 것이 건강한 목소리를 갖는 지름길이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


<도움말=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 영동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 남도현 교수,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진성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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