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소화 제대로 안되기 때문
삼겹살, 돼지족발, 닭볶음….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이런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배가 아프고, 소화도 안된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삼겹살이나 돼지족발을 먹으면 어김없이 배탈이 나 화장실을 찾게 된다고 호소한다. 그러다 심각한 영양 불균형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도대체 무슨 고장이 난 것일까.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이에 대해 “담도문이 열리지 않아 지방 소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몸은 기름기 즉, 지방질 음식을 먹으면 즉시 십이지장에서 ‘CCK’라는 호르몬을 분비함으로써 담낭을 수축시켜 담낭 안에 들어 있는 담즙이 담관을 따라 배출되도록 한다. CCK 호르몬은 또 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흘러나갈 수 있도록 담관과 십이지장 사이에 있는 ‘오디괄략근문’을 이완시켜 문을 열어주는 역할도 한다.
이렇게 십이지장으로 흘러든 담즙은 우리가 섭취한 미끌미끌한 지방질 알맹이를 하나씩 잘 포장하여 지방분해효소(리파제)와 결합하도록 해 지방이 잘게 부서지게 하는 일(지방소화)을 한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배탈이 일어나 복통을 느끼게 된다는 사람들은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면 된다. 이른바 담도운동실조증(Biliary Dyskinesia)이란 의학용어로 불리는 병이다.
담도운동실조증에 걸리면 기름진 지방식을 먹을 경우 CCK 호르몬이 분비되고, 담낭도 정상적으로 수축하지만 오디괄약근 문이 열리지 않아 지방을 분해할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또 열리지 않는 오디괄약근문을 열기 위해 담낭이 더욱 강하게 수축운동을 하기 때문에 배가 아프게 된다. 이 때의 복통은 담낭이 있는 윗배 오른쪽 부위에서 느껴지는 것이 특징.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담즙 때문에 구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지방은 소화가 안되므로 설사를 일으킨다.
◇스트레스에 약한 여성 요주의=이처럼 기름진 지방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고 오른쪽 윗배가 아픈 증상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들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스트레스가 위장관 담관 등 소화기를 자극, 과민반응을 유발하는 까닭이다.
또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 담석을 갖고 있는 사람도 담도운동실조증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담낭과 십이지장 사이에 벽을 쌓고 있는 평활근이 늘 과민한 상태여서 CCK호르몬 분비를 지휘하는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 등 자율신경이 리듬있게 조화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따라서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자주 배탈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평소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할 때는 의사와 상담, 담즙 분비를 원활하게 해주는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한편 한방에선 타고난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 체질의 소유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고, 식생활습관 개선을 권고한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준희 교수는 “특히 소음인은 다른 체질에 비해 소화기능이 약해서, 평소 소화가 안 되거나 조금만 과식해도 쉽게 탈이 나는 경향이 있다”며 “소음인은 평소에 지나치게 찬 음식, 밀가루 음식, 기름진 음식 등을 덜 먹는 식습관을 길들여 소화기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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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국민]기름기만 들어가면 배 아픈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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