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초래하는 각막혼탁환자
절반 이상이 어릴적 눈 외상 때문최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안과를 찾은 박모(38)씨. 초등학교 때 친구와 장난치다 연필에 눈을 찔려 봉합수술을 받은지 30년. 눈에 상처자국이 하얗게 남아 대인관계에 늘 부담을 느껴왔다. 그는 각막 색깔이 정상처럼 보이게 하는 착색성형술을 받았다. 하지만 눈을 다친 뒤에 생긴 난시와 각막혼탁으로 0.02로 떨어진 시력을 회복할 방법은 없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안과 권지원 교수 팀이 2005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각막혼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211명(56.6%)이 눈 외상에 의한 것이었다. 이는 각막염 등 염증 후유증 환자 72명(19.4%)의 세 배 수준이다. 눈 외상으로 인한 각막혼탁 환자의 평균 나이는 36.9세였으며, 이들이 처음 눈에 외상을 입은 나이는 6.9세였다.
- ▲ 자료:서울대병원 강남센터
- 눈 외상을 초래한 원인은 연필(20%)이 가장 많았고, 나무막대기(16.7%), 가위(10%) 순이었다. 또 화살, 철사, 낫, 칼, 그릇조각, 교통사고가 각각 6.7%를 차지했고, 돌, 드라이버, 야구공이 각각 3.3%였다.
눈 외상을 입은 사람들이 어른이 된 뒤 최종 시력은 완전실명(61.4%) 눈 앞에서 손을 흔드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수준(17.1%) 눈앞의 손가락을 셀 수 있는 수준(13.7%) 시력 0.3 이상(7.8%) 등이었다.
권 교수는 “완전 실명부터 눈 앞의 손가락을 셀 수 있는 수준까지는 ‘유효시력’으로 볼 수 없어 실명으로 봐야 한다”며 “눈 외상을 입은 사람 10명 중 9명(92.2%) 시력을 상실한다”고 말했다.
각막이란 흔히 말하는 눈의 검은자이다. 검은자는 실제 검은 색은 아니며, 무색 투명한 조직이다. 그 뒤의 홍채가 비쳐서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보인다. 각막 두께는 0.5~0.7㎜밖에 안돼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외상을 입어 수술한 경우 수술 자국이 하얗게 남아 미용상 장애는 물론 시력저하를 불러온다. 각막이 외상 등의 이유로 하얗게 돼 미용이나 시력 장애를 일으킨 것을 각막혼탁이라고 한다.
권 교수는 “각막혼탁을 일으키는 각막 열상은 대부분 어릴 때 날카로운 물체에 찔려 발생한다”며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린이 눈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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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눈 외상 환자90% 30년뒤 시력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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