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설렌 마음으로 기다려온 봄. 그러나 피부엔 그리 반가운 계절이 아니다. 자외선·꽃가루·황사 등 피부를 위협하는 복병이 의외로 많다. 특히 올봄엔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피부의 저항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봄빛을 닮은 밝고 화사한 피부를 위해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 건조한 날씨, 피부 비상 = 기온이 오르고 날씨가 건조해지는 봄철엔 피부건조증이 생기거나 악화되기 쉽다. 우리나라 사람은 70%가 건성 피부이기 때문에 특히 봄철 피부 보습에 신경을 써야한다. 겨울철 피부건조증은 주로 다리·팔·몸통 등에 생긴다. 반면, 봄철엔 얼굴·팔과 같은 노출 부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야외 활동이 늘고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건조한 바람에 피부가 직접 노출되기 때문이다.
피부의 건조를 막기 위해선 체내에 충분한 수분 공급이 필수다. 하루 8잔(1.5ℓ) 이상의 물을 마셔 피부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 건성 피부는 수분을 함유한 보습제를 발라 피부 각질층의 수분 증발을 막아줘야 한다. 세안이나 샤워는 피부 온도보다 조금 낮은 미지근한 물이 좋다.
◆ 외부위험에 노출된 피부 = 봄철 꽃가루나 황사가 직접 피부에 닿으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 노출이나 야외 활동을 되도록 피하는 게 상책이다. 특히 알레르기가 있으면 더욱 몸을 사려야 한다. 만약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과 이미 접촉해 응급조치가 필요한 경우라면 알레르기가 일어난 부위를 흐르는 물에 씻어준다. 촉촉한 거즈를 상처 부위에 대주는 습포 치료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가려움증·발적·수포 등이 발생하거나 전신에 비슷한 반응이 퍼졌다면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봄엔 피부 노출이 많아지면서 자외선에 의한 일광화상(대부분 1~2도 화상)과 햇빛 알레르기인 다형 광발진도 발생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목·팔 등 노출 부위에 골고루 발라준다. 화끈거림·수포·가려움증이 나타나면 차가운 냉습포가 도움이 된다.
특별히 봄에 두드러지는 질환은 아니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아토피 피부염·지루성 피부염·건선.두드러기 등의 질환이 환자에 따라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초기에 피부과 치료를 받는 게 필요하다. 최근엔 비스테로이드성 제제가 많이 개발돼 스테로이드 제제의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 어린 피부에 바이러스 경보 = 겨우내 실내에 갇혀 지낸 아이들에게 봄은 더없이 반가운 계절이다. 그러나 빈번한 야외 활동으로 자칫 생길 수 있는 바이러스 피부 질환을 경계해야 한다. 일명 물사마귀로 불리는 전염성 연속종은 면연력이 떨어지는 소아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2~5mm 정도의 작은 반구형으로 표면이 매끄럽고 색깔은 피부색과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없으나 간혹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7~8개월이 지나면 자연히 없어지나, 전염성이 빠르기 때문에 병변 부위를 제거하는 피부과 치료를 하는 게 좋다. 물사마귀를 일일이 따주는 치료여서 연령이 너무 낮으면(2~3세)는 적극적인 제거술을 피한다. 세균에 의한 농가진도 주의해야 한다. 농가진은 항생제 전신 투여와 국소 항생제의 사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물사마귀와 농가진은 청결 여부와 직결된다. 밖에서는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몸이나 팔을 되도록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여럿이 생활하는 곳에선 환아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무엇보다 손을 먼저 씻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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