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몽유병'등 수면제 부작용 왜 많아졌나?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잠이 들었다가 깨어나 갑자기 운전을 한다거나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허기가 져 밥을 먹기도 한다. 수면 중 요리를 하거나 성행위도 하지만 나중에 전혀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보통 말하는 몽유병 환자들의 증상이 아니다. '암비엔'(한국:스틸녹스)를 비롯한 진정수면제 계열의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들이 겪는 부작용들이다.

미 FDA는 최근 이들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자다 깨어나 운전과 전화통화 등 일상활동을 하고 나중에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히고 '사노피 아벤티스' 등 제약회사들에게 새로운 경고문구를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FDA의 발표 후 사노피의 주가는 뉴욕주식 시장에서 0.8%가 하락하는 등 부작용으로 인한 여파가 만만치 않았다.

FDA는 이러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사용상의 주의를 촉구했다.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며 몇몇 약물들은 수면제의 진화라고도 얘기됐지만 이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일단 많은 수에서 나타나진 않지만 스틸녹스 복용 후 잠자다 깬 뒤 운전을 하다가 길가던 사람의 다리를 절단시키는 교통사고를 내는 등 약 자체의 부작용이 있다.

건국대 신경정신과 박두흠교수는 "수면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환자들은 잠을 잘자지만 일부 환자에서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니고 난리를 치는 등의 현상을 볼 수 있다"면서 부작용이 간혹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이 나오면 즉시 다른 방법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한편 상대적으로 수면제의 안전성이 높아지면서 환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하다보니 이런 부작용이 많이 생겼다는 지적도 있다.

예전 같으면 수면제에 대한 의심이 많아 적게 쓰고 주의해서 사용해 부작용이 대두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일단 안전하다고 안심하다가 수시로, 습관적으로 많이 복용하다보니 부작용 노출이 클 수 있다는 것.

박교수는 "수면제 시장이 커지면서 점점 더 부작용이 적은 약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 과거보다 안심하고 쓰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숨겨져 있던 사건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미국에서는 2005년에만 4500만명이 수면제 처방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수면제를 복용한 후 부작용이 없는지 잘 관찰해야 하고 초기에 괜찮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안전하다고 맹신해서는 안된다며 의사와의 상담과 처방을 통해 수면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철규 기자 okma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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