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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층수가 높을수록 로열층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내공기는 고층이 저층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포름알데히드 등 이른바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을 일으키는 각종 오염물질의 농도가 저층보다 고층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내용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2년 동안 전국 120세대의 신축 아파트를 상대로 실내공기 오염 현황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27일 본지가 입수한 ‘공동주택 오염도 변화 추이 파악을 위한 조사연구’ 문건에 따르면, 눈과 코를 자극하거나 어지럼증,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는 포름알데히드의 농도는 고층(12층짜리일 경우 9~12층) 아파트에서 1㎥당 157㎍(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인 반면 저층(1~4층)은 137㎍으로 측정됐다.
신경독성과 발암 작용을 하는 벤젠·톨루엔·자일렌 등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 농도 역시 같은 현상을 나타냈다. 이 측정치는 2005년 2월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120세대를 대상으로 환경과학원이 2~3개월에 한 번씩 측정한 결과를 평균한 것이다.
환경과학원은 “(고층 건물 안에서 공기가 강하게 상승하며 오염물질을 퍼 올리는) ‘굴뚝효과’와 연관돼 있는지 등 다각도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윤규 박사는 “상대적으로 햇볕을 많이 받는 높은 층의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서 가구·건축자재 등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낮은 층보다 더 쉽게 방출됐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연구결과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이 관찰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TVOC의 농도는 아파트 신축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낮아지긴 했지만, 건강에는 여전히 ‘위험 수준’이었다. 환경부는 백화점이나 지하철 역사,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TVOC 오염농도가 400~500㎍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이들 아파트는 입주 후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오염농도가 562㎍까지 측정됐다.
한편 실내에 화분을 두면 공기 질이 좋아진다는 상식도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소장 신동천)가 서울시내 신축 아파트 80세대를 상대로 실험한 결과, 실내에서 식물을 기른 집(40세대)은 2개월 만에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49% 감소한 반면, 식물을 기르지 않은 집(40세대)은 2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소 김호현 박사는 “톨루엔이나 자일렌 등 다른 오염물질도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오는 5월초 열리는 대기환경학회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박은호 기자 uno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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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신축아파트, 고층이 실내공기 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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