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끓인 물 VS 생수, 도대체 뭘 마시지?
[메디컬투데이/헬스메디]매일 마시는 물, 자주 잘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물을 먹느냐도 사람들이 많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가령 수돗물은 못믿어서 못먹겠고, 생수는 패트병에 환경호르몬 검출됐다 해서 못먹겠고, 끓여마시자니 번거럽기만 하다고 토로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


끓여먹으면 살균효과로 인한 안전성 때문인지, 실제로 한국소비생활연구원에서 최근 서울시에 사는 9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평상시 이용한 음용수는 끓인 물이 39.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기 물(36.0%), 생수(16.4%), 약수(2.9%)가 그 뒤를 이었고 수돗물은 2.5%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에 정수기 물(40%), 끓인 물(34%), 생수(15%) 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끓인 물과 생수 이용자는 늘고 정수기 이용자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끓인물과 생수의 이용자가 늘긴 했지만, 어느 물이 더 몸에 좋을까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초구에 살고 있는 구선미(35세)씨는 아이들 분유를 탈때는 끓인물을 이용하지만, 마실 때는 생수를 이용한다.


간혹 이 둘을 두고 끓여서 먹는 것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미네랄 섭취를 위해서는 생수를 마셔야할 것 같고 고민되는 것이 사실.


전문의들은 이에 "끓인 물과 생수를 비교해 어느 것이 더 낫고 좋다는 것을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전한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인데, 물 자체의 영양가에서는 생수도 끓인 물도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생수에는 미네랄 성분이 많다고 여기고 있으며, 미네랄을 주요 컨셉으로해 출시된 생수제품이 나올 정도로 생수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미네랄을 염두한다. 이에 생수에는 여러 가지 미네랄 성분이 들어있고, 특히 칼슘이 많으면 물맛이 좋게 느끼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국립환경과학원 먹는물과 김준환 과장은 "실제로 생수 속에 미네랄은 우리 몸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치 못하며, 극히 미미한 성분량이므로 생수로 미네랄을 보충하기란 어렵고,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 성분은 대부분 타 식품의 섭취로 얻게 된다"고 설명한다.


생수는 지하의 천연암반수를 끌어올린 물로 칼슘, 마그네슘 등 30여 종의 미네랄 이온이 함유된 약알카리성 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네랄 성분이 인체에 도움을 줄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


오히려 생수에서 생기는 문제는 오염원과 차단된 지하 대수층에서 자연적으로 솟은 물이라고는 하지만 살균 소독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통과정 중에 세균이 쉽게 자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먹는 샘물 수질 기준에 따르면 일반세균은 100CFU/ml( ml당 존재하는 세균의 수), 오염에 대한 최소한의 수치로 총대장균군은 250ml에서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한국환경독성학회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삼육대 약학과 하남주 교수팀이 2005년 시판된 생수 16종류를 검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9개 상표의 생수가 일반세균에 오염돼 있었고 그 가운데 4종류에서는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갖는 병원성세균도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화 되고 고급화된 이미지 속에 어느새 생수에 대한 '맹신'이 생긴 것은 아닐까.


이처럼 끓이지 않은 생수 속에는 용존산소와 미네랄이 풍부히 들어 있다는 이유로 물을 끓이면 물속의 용존산소 및 미네랄 등 물 고유의 생명력도 파괴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생수를 끓이기 전과 끓인 이후 생수에 포함된 미네랄 함량의 변화는 없다. 생수를 끓이는 동안 생수에 포함된 미네랄원소가 극히 일부 물과 결합해 수화물로 증발될수도 있지만 생수 자체의 미네랄 성분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식하면 이또한 극히 미량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그래도 끓여 마시는 물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살균효과 및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목포대 식품공학과 김항렬 교수는 "보리나 옥수수 등은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보통 이러한 식이섬유는 생수 상태에서는 흡수가 잘 안되며, 열을 내어 끓이게 되면 이러한 영양소들의 흡수력이 좋아진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와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하고 좋은 물은 생수도 끓인 물도 아닌, 정작 수돗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수돗물을 음용한다는 비율은 2.5%에 불과해 조사결과와 상반된 입장인데, 수돗물을 음용수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막연한 불안감’이 32.1%로 가장 높아 수돗물을 믿지 못하는 고정관념이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수돗물을 우려하는 이유로는 ‘수도관 부식으로 인한 녹물 우려’가 28.0%로 가장 높았고 ‘소독약품으로 인한 잔류 물질 우려’가 20.5%로 뒤를 이었다.


이에 수돗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개선사항으로는 ‘상수원의 수질개선’(46.6%), ‘노후관 교체’(17.3%) 등이 꼽힌 것 처럼, 아직 이 사회에 수돗물의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 생수에 대한 맹신과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2005년부터 WHO의 수질 검사 항목이 24개 추가됨에 따라 145항목을 검사하는 등, 실제로 각 자치 단체서도 서울시와 비슷하게 법정 항목 외에 다수의 검사항목을 추가해 수돗물에 대한 수질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러한 수질 검사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아직 수돗물을 못믿는 이유는, 예전 상수도 부실공사나 폐해 등의 보도들이 불신감 조성을 가져다 준 것으로 추측된다"며 "수질관리에 힘쓰고 있는 만큼 수돗물은 그냥 마셔도 된다"고 주장한다.


한편, 생수니, 끓인 물이니, 수돗물이니, 그 종류를 떠나 맛있는 물은 과연 어떤 것일까 전문의들은 수온이 5~15도 정도이고, pH 7.5내외, 경도 50mg/l을 유지하는 물을 손꼽는다.


또한 병원균 등 인체에 해로운 요소가 없는 물이라야 하며, 연중 수온의 변함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하며, 탄산가스, 산소, 철분, 칼슘 등의 광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성분에 따라 독특한 맛을 내는 물을 애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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