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따뜻함을 넘어서 점점 더워지고 있는 며칠 전, 대학생 윤영아(23,가명)씨는 유행하고 있는 짧은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외출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윤 씨가 현관을 나설 무렵, 윤 씨의 오빠가 윤 씨를 보며 바지가 너무 짧다면서 노출증이 아니냐고 핀잔을 줬기 때문. 윤 씨는 “왜 노출이 되는 옷을 입기만 하면 병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거의 매 여름마다 ‘노출패션’이 화제에 오른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미니’가 유행이라 짧은 치마에 짧은 반바지를 입은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 과연 노출패션은 노출증에 의한 것인가. 그리고 왜 유독 남성보다 여성이 더욱 자신의 몸매를 드러내려 하는 것일까.
◇ 노출증과 단순한 노출, 근본적으로 다르다
노출패션에 관해 이야기할 때 가장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중 하나는 노출 패션이 조금 지나치다 싶을 때 쓰는 ‘노출증’이라는 단어이다.
노출증은 단순히 노출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문제가 아닌, 반복적으로 자신의 성기를 모르는 사람이나 예상하고 있지 않은 상대에게 보여주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노출증 환자는 노출을 하기 전 이나 후에 자신이 노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흥분과 긴장을 하고 자위행위를 하기도 하며 대부분 여성보다는 남성이 많다. 흔히 ‘바바리맨’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적 질환이 바로 노출증.
황원준신경정신과의원 황원준 원장은 “여성의 노출은 질병으로써 노출증과 다르다고 봐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말하는 노출과 노출로 인해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노출증은 근본적인 심리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또한 특이한 노출패션으로 시선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질환으로 취급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분당차병원 정신과 이상혁 교수는 “얼마 전 지난 월드컵 때 엉덩이 부분을 투명 비닐로 덧대어 엉덩이를 보이게 하고 다녔던 여성이 다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며 “이 여성의 경우에도 연극성 인격장애라기 보다 장애가 아닌 타인의 시선 받기를 좋아하는 연극성 인격이 옳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노출패션을 격려하고 찬사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허용이 되는 한에서는 이를 병적인 것으로 보는 것보다 하나의 트렌드로 인정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고 덧붙인다.
◇ 여성의 노출패션, 이유가 있다
궁극적으로 노출의 심리는 남녀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성에게 노출 심리가 자신의 외모나 몸매 등으로 성적 자신감 과시하고 유혹이나 매력을 방출하는 수단이라면 남성에게는 자신의 남성미 과시와 성적 충동을 방출하는 수단 등이 될 수 있다.
이 중 주로 논란에 오르는 것은 여성의 노출패션이다. 이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다양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신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강남성심병원 정신과 이병욱 교수는 “여성들은 남성들에 의해서 부당하게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불이익을 여성적인 매력으로 보완하려 하는 경향이 많다”며 “여성들로서는 남성들에 결여된 신체적 미모와 매력으로 남성들을 유혹하고 시선을 끌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우월감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의견을 밝힌다.
또한 이상혁 교수는 노출을 하게 되는 여성들은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끊임없는 과대망상적 환상이 노화라는 변화에 의해 무너지는 현실에서 자신의 젊음과 정력을 입증하기 위해 자신의 외형을 관리하며 노출이라는 무기로 방어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분석한다.
◇ 10대의 노출, 성인의 노출과는 다를 수 있다
청소년 시기의 노출은 성인에서의 노출과는 다른 개념의 노출 일 수 있다. 일반적인 여성의 노출은 이미 성격이 형성된 사람의 노출인 반면 10대의 노출은 미디어를 모방하는 경우가 더 많다.
더불어 용인정신병원 강대엽 부원장은 “10대의 야한 노출은 개인적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집단적 병리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 때는 자아정체성의 혼란이 심한데 공백을 메워줄 가치관 혹은 뚜렷한 대안이 없어 직접적으로 목격되는 서구의 풍조를 무비판적으로 모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인격향성과정에서 지나친 성적 노출에 접한다면 건전한 성역할이나 성 혐오감, 지나친 성 남용이나 집착, 동성애문제, 성 정체성 장애, 종국에는 대인관계 회피, 우울증 및 성범죄도 가능하게 된다.
이에, 황원준 원장은 “사회적 현상의 여성 노출 정도와 개인의 성적 공상, 성적 충동, 성적 행동을 상호간이 한정된 성적 표현 정도, 공간적 제한, 시간적 제한에서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건강한 인격을 형성하고 건전한 노출 문화를 즐길 수 있다”고 충고한다.
조고은기자 eunise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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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드러내기만하면 무조건 노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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