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컬투데이/헬스메디]강서구에 사는 남상수씨(38,가명)는 최근 택시운전을 시작하면서 네비게이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운전경력 10년 이상인 남씨였지만 생각보다 몰랐던 길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씨는 낮 아니라 밤에도 네비게이션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남씨는 강남구에서 출발하던 중에 하마터면 사고를 일으킬 뻔 했다.
남씨는 “간만에 손님을 태워서인지 갑자기 네비게이션의 빛이 강하게 느껴져 순간적으로 끼어드는 차량을 보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제는 네비게이션이 없이 초행길을 찾아가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차량을 구입할 때부터 네비게이션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네비게이션이 길을 안내하는 장점에 운전자의 눈 건강은 방치되고 있지 않은가
◇ 어두운 차량 속 네비게이션 ‘눈’건강의 적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 등을 어두운 환경에서 장시간 바라보는 것이 눈에 안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 같은 논리라면 밤에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네비게이션이 텔레비전인 셈이다.
운전자 대부분은 밤에 운전을 할 때 실내등을 끄기 마련이다. 실내가 밝으면 도로에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
더욱이 밤에는 빛의 파장이 짧아져 빛의 산란현상이 생기는데, 이 경우 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약한 근시가 되는 사람이 많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최철영 교수는 “밤에 운전을 하다보면 네비게이션에서 오는 빛이 산란돼 앞이 잘 안보이게 된다”며 “특히 피곤하고 눈물막이 건조한 시간대에 담배까지 피우면 눈물막에 빛이 산란된다”고 충고한다.
즉 어두울 때에는 동공이 커져 보이는 시야의 범위가 좁아진다. 하지만 운전을 하다가 네비게이션을 보면 동공이 좁혀지고, 다시 앞을 바라보면 동공이 확대되는 것이 반복되므로 빛의 산란현상이 가중되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 네비게이션을 보느라, 좌우앞뒤를 예의주시해야 하므로 눈이 움직이는 범위가 커져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배가되는 것이 보통이다.
◇ 야간모드 맹신말고 직접 밝기 조절해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홍승준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에는 눈에 적당한 네비게이션의 밝기 등에 대한 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업체별 제품에 따라 네비게이션의 밝기가 다르고, 도로지도를 제공하는 맵서비스 역시 회사별로 사용하는 색상과 명암이 제각각이다. 대부분의 업체가 사용하는 파랑색, 노란색 계열의 색깔은 눈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시중에는 네비게이션의 밝기를 사용자가 임의로 조절할 수 없는 것도 포함돼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출고가 되면서 회사에서 임의로 설정된 시간이 지나면 야간모드 밝기로 변하는데, 문제는 이 밝기가 운전자에게 적합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가급적이면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네비게이션의 밝기를 낮춰 자신의 눈 상태에 맞추는 것이 좋다”며 “운전을 하다가 피곤해지면 스트레칭을 하거나 잠깐 쉬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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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네비게이션, 당신의 '눈'을 압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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