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과일 직접 칼로 깎으면 뇌 발달에 영향"

[메디컬투데이/헬스메디]흔히 사과, 배, 등의 과일 껍질을 칼로 벗길 때 일정한 두께와 모양으로 깎으면 맏며느리 감이네, 예쁜 딸을 낳을 것이라는 등 어른들은 복이 담긴 말을 하곤 한다.


그만큼 정성들이는 모습이 섬세하고 다부진 성격을 드러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지만 개인의 성향이 어떤 행위에 비추어 나타나는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일을 깎는 일에 섬세한 진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껍데기는 버리고, 알맹이만 남겨 결국 아무렇게나 깎아 먹기만 하면 되는 일인 줄 알지만, 껍질을 까는 행위가 인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실제 얼마나 효과를 가져오는지는 알수 없지만 칼로 사과를 깎으면 사람의 이성, 상상력, 판단력 등을 담당하는 대뇌의 전두전야를 자극해 뇌발달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일본의 독립행정법인인 식품종합연구소 연구팀은 사과 껍질을 깎는 일이 위험한 칼을 제어함으로써 뇌 전두전야의 활동을 촉진시킨다고 밝혔다.


리모트 컨트롤 등에 사용되는 근 적외선을 이용해 뇌 혈류량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성인 남녀 14명(23-54세 사이)에게 사과의 껍질을 칼로 벗겨내도록 하고 혈류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사과 깎기'와 뇌 활성화 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사과를 깎는다고 머리가 좋아진다고 반드시 말할 수는 없지만 뇌 활성화가 더 잘된다는 점에서, 되도록 껍질이 벗겨져 있는 야채 또는 과일을 사기보다는 자신이 깎아서 먹는 쪽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대구한의대부속 대구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정대규 교수는 “우선적으로는 손의 움직임과 뇌의 관계성에서 기인하는 현상으로 본다”며 “칼로 사과를 깎는 다는 것은 손 관절의 움직임, 행위의 조심스러움, 정신의 집중, 칼에 대한 위기감을 조정하는 각각의 감각 기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의 활성화를 돕는다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손의 움직임이 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에 칼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행위와 그에 상응하는 감각기관의 움직임이 결국 뇌 혈류 활성화를 촉진시킬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앙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병 교수는 “칼로 과일을 깎는 행위가 뇌 발달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의문스럽지만, 손과 뇌의 협응력에 의해 효과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협응력이란 주어진 운동과제를 부드럽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신체 여러부분의 감각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데 칼과 과일이라는 물체를 통해 신체의 손 그리고 눈, 향기 자극에 의한 코에 영향을 주면 뇌는 그 전의 상태보다 서로의 감각을 활발히 교신하기에 이르른다.


박두병 교수는 “지금이야 찾아보기 힘들지만 주판 사용, 피아노 치기, 종이접기 등 다양한 손놀림으로 가능한 행위가 결국 이와 같은 맥락에서 뇌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 머리가 좋다고 일반화 하기는 어렵지만 창조적인 성과를 거둘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뇌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져 왔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이 작은 행위가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보다 더욱 뇌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수없지 많지만) 깎인 과일을 사다먹는 것 보다, 이왕 직접 칼을 손에 쥐고 깎아 먹는 것을 즐기는 것이 어떨까 직접 깎아 먹는 과일이 맛도 머리도 좋게 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이다. /정은지 기자 [jej@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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