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장마철 불청객 관절 통증…"냉방을 피하세요"
“비가 오려나?” 노인들은 허리, 다리 통증을 통해서 비 오는 날을 예견하고, 산후조리를 잘못한 여성들은 비만 오면 뼈마디가 시리다고 한다. 비가 오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비 오는 날에는 관절이 쑤시고 아픈 것일까?
장마철에는 기압이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진다. 이는 관절 내 압력 균형을 깨뜨려 통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장마철에는 햇빛이 없어 ‘멜라토닌’이란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는 생체 리듬에 관여해서 우울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기분이 쳐지다 보니 몸까지 더 아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관절 통증이 있을 시 비가 온다고 집에만 있으면 더 아프다. 비가 오고 예민한 상태에서 관절이 아프다고 집에서 꼼짝 앉고 있으면 통증은 더 크게 느껴지게 된다. 또한 활동량이 부족하면 관절 주위 근력이 약해져서 오히려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체중도 늘 수 있고, 체중이 늘면 관절이 받는 부담감은 더욱 커져 앓고 있던 관절염도 악화될 수 있다.
흔히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나뉜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환에 따르는 것으로 나이가 들면서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으며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남녀 75세 이상 대부분이 퇴행성 관절염 환자다. 손가락, 엉덩이, 무릎, 척추 부위 등에 나타난다. 관절염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무릎 관절염이다. 무릎 관절염에 걸리면 장시간 걷는 것이 힘들고 무릎 관절이 쑤시고 아프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30~50대에 주로 발병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발생확률이 높다. 증상은 아침 기상 후 손 관절이 아프고 30분이 지나도 뻣뻣함이 풀리지 않는다. 또한 몸 관절이 붓고 강직 되며 통증이 대칭적으로 번갈아 온다. 일반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의 통증이 날씨에 더 민감하다.
그렇다면 장마철에 심해지는 관절 통증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관절전문병원인 세정병원의 고재현 원장은 “장마철 관절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습도를
낮춰주고 과도한 냉방을 피해야 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면 관절은 더욱 굳어지고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실내와 외부 온도가 섭씨 5도 이내의 차이가 나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한 “관절이 아프다고 해도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연골 세포 사이의 노폐물이 배출되어서 관절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비가 와서 외부 운동이 어렵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내 자전거 타기나 스트레칭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관절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술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이 몸 속에 들어가면 혈관을 팽창시킨 뒤 축소하게 만들어서 통증을 더욱 유발하기 때문이다. 취침 시 다리를 몸보다 위로 올려주면 하체의 관절 통증이 많이 완화된다. 한편 장마철만 되면 의례 나타나는 현상이라 여기고 통증을 참다 질환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관절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관절염 초기라면 약물 및 물리 치료 요법을 통해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수술흉터가 거의 없는 관절경 수술이 많이 시행된다. 관절경 수술이란 관절 부위에 1cm미만의 조그마한 구멍을 내어 내시경을 통해 수술하는 첨단 수술방법이다.
고 원장은 “관절경 수술은 카메라가 달린 관절 내시경을 통해 관절 안의 구조물을 직접 관찰하면서 하는 수술로, 수술 중에도 환자와 함께 모니터를 보며 수술이 가능하다. 관절경 수술의 장점은 수술시간과 회복시간이 짧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적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18년간 1만 건 이상의 관절수술을 해오며 실패한 경험이 드물 정도로 성공률도 높다. 많은 환자들이 통증완화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며 왜 진작 안 했는지 한탄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관절경 수술은 내시경을 통해 관절 속을 8배 이상 확대해서 볼 수 있으므로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수술법이라 할 수 있다. 무릎으로부터 시작하여 현재는 어깨, 팔꿈치, 손목, 발목, 엉덩이 관절까지 그 사용 영역이 확대되어 각 관절의 진단 및 치료에 필수적인 방법이다.
/안신길 세계닷컴 기자 ejournal@segye.com
<■도움말=고재현 세정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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