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콧물, 재채기 등이 있어 병원을 찾은 아이를 진찰하고 있다. 2주 이상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이 계속된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엄마, 코가 맹맹하고 물이 자꾸 나와요”
겨울철에는 콧물을 달고 다니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대체로 단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코감기일 가능성이 크지만 2주 이상 증상이 계속된다든지 콧물이 맑으면서 흐르는 정도가 심하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아이들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원인 물질을 밝혀 내 그 물질을 피한다면 증상을 거의 없앨 수 있지만 내버려 두거나 치료를 잘못 한다면 중이염이나 만성부비동염(축농증) 같은 합병증도 생겨날 수 있다.
오재원 한양의대 소아과 교수는 “겨울철 알레르기성 비염은 감기와 발생 시기와 증상이 비슷해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감기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알레르기성 비염이 오래되면 30% 정도에서는 만성부비동염으로 번진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5년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데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계속 늘어나 2000년 조사에서는 약 13%의 아이들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겨울철에 실내 생활이 점차 늘어나고 도시 공간에서 밀폐된 아파트 같은 곳에 사는 점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기와 달리 열 안나고
2주 이상 코막힘·재채기도
중이염·축농증으로 번질수도
집먼지진드기가 주요원인
카펫 치우고 이불 빨래 철저히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구별이 쉽지만은 않은 것은 알레르기성 비염의 주요 증상이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이기 때문이다.
박찬흠 한림의대 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 되므로 가벼운 열, 두통, 근육통과 함께 콧물, 기침,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두통, 열 등의 증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즉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닿게 되면 알레르기 반응으로 몸의 분비기능이 작극이 돼 콧물이 나게 되는 것이므로 열이나 두통 같은 증상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 콧물을 자꾸 풀어내다가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학업에 집중을 못한다든지 아이가 산만해지기도 하며 밤에 잠을 잘 못 자게 돼 수면 부족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이 오래되면 어린이들에서는 만성부비동염이 30% 정도에서 생겨난다. 어린아이의 부비동 구조가 어른과는 달라 코의 단순한 염증도 부비동염으로 잘 번지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증상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 막힌 소리를 내고 목소리가 변하고 가래끓는 기침을 하면 만성부비동염을 생각해 봐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근본적 치료와 예방은 결국 원인물질을 밝혀내 피하고 막는 것이 최선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은 수도 없이 많으며, 개인마다 반응하는 알레르기 물질도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에 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이불이나 침대보 등에 살고 있는 집먼지진드기로 알려져 있다.
오 교수는 “주로 이불, 소파, 카펫, 침대보 등에 살고 있는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70~80% 정도 되며 고양이나 개와 같은 애완동물의 털, 실내에 흔히 살고 있는 바퀴벌레의 분비물 등도 원인이 된다”며 “감기보다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물질을 찾는 것이 치료의 첫번째다”고 말했다.
일반 가정에서 알레르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집먼지진드기의 경우에는 되도록 카펫은 아예 치우는 것이 좋고, 이불 빨래는 2주에 한번 정도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 세탁해 집먼지진드기가 죽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실내가 건조해도 호흡기를 불편하게 하고 너무 습도가 높아도 집먼지진드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실내습도는 약 60~70% 정도가 좋다. 애완동물이 원인이 된다면 키우지 않도록 하고, 바퀴벌레 분비물 등 실내 청소를 철저히 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경우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므로 야외 활동으로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도 권장되고, 집으로 돌아오면 간단한 샤워 정도로 잘 씻도록 청결관리를 도와주는 것이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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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겨레]어린이 알레르기성 비염 예방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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