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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겨울철 코피 왜 잦을까] |
찢어지게 차고 건조해서 ‘주르르’
겨울에 유난히 코피를 잘 쏟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 하나이비인후과의원 이상덕 원장은 “겨울철에는 콧속이 건조해져 코가 헐거나 점막이 부어 코피가 쉽게 발생한다”면서 “비염이나 비중격만곡증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10명 중 한명이 코피 증상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콧속 병이 없거나 단순 코피가 아닌 경우에 나는 코피는 위험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코피는 코 건강의 지표이자 때로 특정질환의 경고등이기 때문이다.
◇겨울 코피 왜 잦나=코피가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콧속에 손가락을 넣었을 때 바로 딱딱하게 만져지는 부위. 이곳 점막은 상처받기 쉬운 가느다란 혈관이 많은데다 혈관을 덮고 있는 점막의 두께도 얇다.
요즘처럼 차고 건조한 공기로 코 안이 마르게 되면,콧속 점막에 금이 간다. 이때 혈관이 같이 찢어지면서 코피가 난다.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윤주헌 교수는 “특히 아침에 코피가 많이 나는 이유는 밤새 난방으로 인해 코안이 매우 건조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며 “이때 코를 후비거나 세게 풀면 점막의 미세 혈관을 마구 건드려 코피가 더욱 쉽게 난다”고 지적했다.
콧물이나 코막힘을 동반하는 감기가 오래되거나 축농증,비염 등이 있을 때도 코안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고 충혈된다. 이때 코를 풀거나 닦는 등 작은 자극에 코피가 쉽게 터진다. 코에 별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코를 세게 푸는 일 역시 코에 자극을 가하기 때문에 코피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성 코피로 고생하는 성인들 중에는 비중격만곡증인 경우가 많다. 비중격만곡증이 있는 경우,휘어져 있는 코뼈의 방향에 따라 한쪽 코의 구멍이 더좁기 마련이다. 때문에 숨을 쉴 때 들이마시는 공기에서 차이가 난다. 즉 좁은 코뼈 쪽으로 들이마시는 공기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자극을 더 많이 받게 되는 것. 자극이 지속되다 보면 심한 마찰이 가해져 점막이 헐고,결과적으로 혈관이 상해 코피를 쏟게 된다.
외부로부터 큰 충격이 있을 때도 코 혈관에 마찰이 있기는 마찬가지. 때문에 코피가 자주 난다면 근래에 외부 충격이 없었는지 돌이켜보고,그렇지 않다면 비중격만곡증을 의심하고 고치도록 해야한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신장병,간질환,암 등이 있어 코피가 나기도 한다. 고혈압이 원인일 때는 코의 뒤쪽에서 코피가 나오고 지혈이 매우 어려울뿐더러 재발이 잦다. 이경우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사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간 기능 장애가 심하거나 백혈병,임파종 등 혈액 질환이 있을 때도 코피 증세가 나타난다. 머리에 큰 외상을 입었을 때는 맑은 물에 희석된 듯한 코피가 흐른다. 이때 맑은 물은 두개골 골절로 뇌척수액이 흘러나오는 것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때문에 코피가 쉽게 멎지 않는다든가 어지러움 등을 동반할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밖에 아스피린 등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약을 복용할 때도 출혈이 잘 일어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혈은 이렇게=코피가 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정. 가족이나 보호자가 너무 서두르거나 무서운 기색을 보여 환자를 긴장하게 해선 안된다. 긴장하면 혈압이 상승해 코피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 필요하면 안정제를 주고 피를 삼키지 않도록 하며 삼킨 피는 토해내도록 한다.
그런 다음 피가 나는 쪽 콧구멍에 새끼손가락 크기로 솜을 말아넣고 엄지손가락과 집게 손가락으로 콧볼을 4∼5분 이상 감싸 누르면 대개 멈춘다. 이때 솜에 바셀린 연고나 혈관 수축제를 묻히는 것도 좋다. 출혈이 멎을 때까지 반복한다.
머리가 심장보다 위로 가도록 앉고 아이스 백이나 찬 수건을 코와 뺨에 대 지혈하는 것도 도움된다. 이는 혈관을 수축시켜주기 때문이다. 뒷 목덜미를 주물러 주거나 아이스백을 대주는 것도 같은 효과를 가져다준다.
이 원장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코피가 날 때 고개를 뒤로 젖힌다거나 평평하게 눕는 것은 지혈의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흐르는 피를 삼키게 만들기 때문에 좋은 조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20분 이상 압박해도 지혈이 안되거나,구토 또는 구역질이 동반되고 어지러운 느낌이 든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알아보는 게 좋다.
◇예방하려면=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흔한 원인인 코 점막의 건조해짐을 막아주는 것이 우선이다.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여 공기를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식염수 스프레이를 사용한 코 세척도 한 방법. 그밖에 평소 코를 푸는 습관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풀어야 한다면 살살 풀고,한쪽을 막고 다른 한쪽으로만 풀도록 한다.
코피를 흘린 후 무거운 것을 들어올린다거나 고개를 숙이는 등의 행동은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지혈 후에는 되도록 심장보다 머리를 높게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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