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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출산 부추기는 요즘 “하나 더 가져볼까 |
[정·난관 복원술 바로알기]
사상 초유의 저출산율이 사회문제화하면서 산아 제한으로 대표되던 우리나라의 출산 정책이 출산 장려로 중심 이동을 하고 있다.
얼마전 한 천주교 단체는 ‘생명 하나 더 운동’으로 아이를 하나 더 낳자는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고,최근 출산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던 보건복지부는 출산 장려를 위해 올해안에 정관,난관을 묶는 수술을 보험 적용에서 제외하는 대신 정·난관을 푸는 수술을 보험 적용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150만∼200만원이 드는 정관 복원수술은 3만2000원,200만∼400만원이 드는 난관 복원수술은 4만원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최근 거듭되는 경기침체와 양육 및 교육비 부담으로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기 위해 정·난관 수술을 했던 부부들이 복원수술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재혼후 아이를 원하는 부부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묶는 피임 수술에 비해 정·난관 복원 수술은 상대적으로 성공률이 낮고,피임 수술후 복원 수술을 받기까지 경과한 시간 또한 성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영구 피임법=남자들의 씨를 말리는 ‘정관결찰술’과 여성들의 밭을 막는 ‘난관결찰술’은 대표적인 영구 피임법으로 알려져 있다. 두 시술법 모두 최근 90% 이상의 높은 피임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정관 수술은 쉽게 말해 정자가 몸 밖으로 빠져 나오는 길(정관)을 묶음으로서 임신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 정관은 부고환과 사정관을 연결하는 약 30∼35㎝의 관으로,정자의 통로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칼로 절개해 시술했으나 요즘은 칼을 대지 않고 음낭에 작은 구멍을 내 정관을 밖으로 꺼내 묶는 방법을 많이 쓴다. 또 묶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의심스러워 아예 정관을 레이저로 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시술이 비교적 간단해 10분 정도면 가능하다. 단,수술 직후엔 정관에 정자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성관계시 10회 정도는 지속적으로 피임을 하고,병원에서 정액검사를 해 무정자증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난관 수술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지점인 나팔관으로 통하는 난관을 끊는 피임법으로 수술 시간 및 난이도,절개 정도 등 모든 면에서 정관 수술보다 복잡하다. 때문에 일부 여성들은 제왕절개 분만같은 개복시에 수술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배를 3∼5㎝정도만 절개하고 복강경을 통해 난관을 묶는 방법이 개발돼 많이 이용되고 있다. 복강경 시술은 전기로 난관을 지지는 전기 소작술과 실리콘으로 만든 작은 링으로 난관을 묶는 방법이 있다. 특히 링을 이용하는 방법은 실패율과 부작용이 적어 가장 많이 쓰이고 있으며 복원시 임신 성공률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묶기’보다 어려운 ‘풀기’=가는 끈을 끊기는 쉬워도 다시 잇기가 어렵듯이,관을 막는 결찰술보다 복원술이 더 어렵다.
정관 복원술은 결찰돼 분리된 정관의 양쪽 말단부를 다시 이어 주는 것. 전신 마취나 척추마취,경우에 따라선 국소 마취만으로도 시술할 수 있다. 그러나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수술이어서 환자의 작은 움직임이 수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 정관이 막혀 있으면 정관을 부고환에 연결해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수술 후에는 고환이 밑으로 처지지 않도록 1개월이상 패드 같은 것으로 음낭을 떠받쳐 주고 삼각 팬티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3주간은 운동이나 과도한 육체노동을 삼가야 하며 1개월간 사정이나 성관계는 금물이다.
정관 복원술은 성공률이 90%에 달하지만 임신율은 50∼60%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성공률과 임신율이 차이나는 이유는 수술후 정관의 협착,부고환의 기능 저하,상대 여성의 고령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관 결찰술과 복원 수술간의 기간에 따라서도 수술 성패가 좌우된다. 한양대병원 비뇨기과 김선일 교수는 “정관 결찰술 후 5년 이내에 복원술을 시행하면 성공률이 높지만,10년이상 경과한 경우엔 성공률이 확연히 떨어진다”면서 “정관 복원술을 계획중이라면 되도록 신속히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난관 복원 역시 결찰술로 끊어진 난관을 가느다란 실을 이용해 다시 잇는 수술이다. 복원술 후의 임신 확률은 링을 이용해 난관을 묶거나 제왕절개시 시행한 경우 70% 내외로 높은 편이나,전기 소작술에 의해 난관 결찰술을 했던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다.
복원 방법은 하복부를 10∼15㎝ 절개하는 전통적인 개복수술과 함께 최근에 개발돼 많이 쓰이고 있는 골반 복강경을 통한 시술이 있다. 복강경 시술은 회복기간이 3∼4일 정도로 짧고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장스여성병원 불임센터 박범승 원장은 “임신율이 많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난관 복원술은 전신 마취를 해야하고,골반 염증의 병력이 있거나 비만 또는 당뇨가 있는 여성에게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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